[황태영 칼럼] 변기도 미술관에 가면 예술품이 된다
[황태영 칼럼] 변기도 미술관에 가면 예술품이 된다
  • 독서신문
  • 승인 2016.09.0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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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태영 대한북레터협회장 / 희여골 대표
[독서신문] 마르셀 뒤샹은 1917년 미국 독립 예술가 협회가 주최한 ‘앵데팡당전’에 변기를 하나 갖다놓고 ‘샘’이라고 이름 지었다. 제국주의 시대의 폭력과 비합리적인 행위를 보며 뒤샹은 인간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라는 사실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그 시대를 비판하고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예술이란 보기 좋은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새로운 생각’이어야 하며 예술작품이란 작가가 직접 손으로 제작하는 것보다 작가가 무엇을 '선택'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는 "충격을 주지 않는 작품은 그만한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어이없어 보이는 이 변기 하나가 현대미술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작품이 되었다. 변기가 화장실에 있으면 하잘 것 없는 세라믹에 불과하지만 미술관에 가면 예술품이 된다. 자신이 처한 환경이나 몸담고 있는 조직이 어디냐에 따라 삶의 가치는 확연히 달라진다.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난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성장하면서 문제아 취급을 받았고 고등학교도 중퇴를 했다. 생존을 위한 그의 첫 직장은 호텔 주방에서 접시를 닦는 것이었다. 이후에도 목재소, 주유소, 주차장, 화물선 등 22개의 직업을 떠돌며 그때그때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닥치는 대로 했다. 그는 하루하루 힘들게 일했지만 근근이 먹고사는 무일푼 노동자일 뿐이었다. 허드렛일로 간신히 하루를 버텨가며 이동수단인 낡은 승용차에서 잠을 잤다.

그러던 그가 비즈니스 컨설턴트 분야에 몸담게 되자 그의 삶은 빛나기 시작했다. 그가 설립한 인력계발회사인 ‘브라이언 트레이시 인터내셔널’은 연간 매출이 3,000만 달러에 이른다. 25만 명의 사람들과 세계 500개 이상의 회사를 상대로 강연회를 진행했고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성공신화를 탄생시켰다. 똥이 방에 있으면 오물이 되지만 논밭에 있으면 거름이 된다. 다른 곳에서는 문제아에 불과했던 트레이시가 컨설턴트라는 논밭으로 나가게 되자 세상을 기름지게 하는 거름이 되었던 것이다.

요즘 100세 시대라고 말을 하지만 은퇴나 해고를 당하면 소심해지고 삶의 의욕을 상실한다.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고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를 먼저 걱정한다. 트레이시는 22개의 직업을 방황하고 좌절하며 마침내 자신의 위치를 찾을 수 있었다. 몇 번 시도하다 포기하고 움츠러들어서는 자신의 삶이 빛날 수가 없다.

10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세계적인 기업 혼다자동차의 창립자 소이치로는 시멘트 공장을 경영하다가 두 번이나 파산했다. 전쟁 중 폭격을 맞아 공장이 몇 번씩이나 무너지는 경험도 했다. 지진이 발생해 재기의 발판이 산산조각 났을 때 그에게는 더 이상 시작해 볼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소이치로의 인생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았고 마침내 모터가 달린 자전거로 큰 성공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멘트라는 화장실에서는 천덕꾸러기였지만 오토바이라는 미술관에 갔을 때 그는 시대를 빛내는 예술품이 될 수 있었다.

소이치로는 “성공은 1퍼센트의 노력과 99퍼센트의 실패에서 온다.”고 자신의 성공 비결을 정리했다. 몇 번의 실패를 하건 남들이 어떻게 보건 꿈을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삶은 아름답다. 실패란 변기가 미술관을 찾아가는 과정에 불과하다. 자신이 놓여야 할 곳이 어디인지 더 방황하고 더 고민하며 꾸준히 자기 자리를 찾아가야 한다.

시인함인(矢人函人), 화살을 만드는 사람도 있고 방패를 만드는 사람도 있다. 화살을 만드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그가 만든 화살이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수 있을까를 연구한다. 방패를 만드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흉기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이것은 화살을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 악하고 방패를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 착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자신이 하는 일 때문에 그리 된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처한 상황이나 이해관계에 따라서 그 마음이 달라진다.

그래서 직업을 선택하거나 모임이나 조직을 선택할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좋은 돌이라도 제 자리를 찾지 못하면 걸림돌이 된다. 걸림돌이라도 좋은 자리를 만나면 디딤돌이 된다. 작은 나사못 하나도 놓여야 할 자리가 있다. 자신을 빛낼 수 있는 자리를 찾아가야 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는 고통과 갈등이 따를 수밖에 없다. 착하건 악하건 실패는 누구나 거쳐야할 하나의 꼭 필요한 과정이다.

이때 가족과 주위 지인들의 이해와 용기 그리고 기다림은 큰 힘이 된다. 트레이시처럼 22번의 계속되는 실패를 거치다 보면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미술관을 찾게 될 것이다. 실패는 부끄럽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다. 방황과 좌절을 서로 받쳐주고 서로가 서로에게 푸른 하늘이 되어 준다면 삶은 참 따뜻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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