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칼럼] 가을엔 편지를 쓰자
[박흥식 칼럼] 가을엔 편지를 쓰자
  • 독서신문
  • 승인 2016.09.0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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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식 논설위원
[독서신문] 시인 고은이 쓴 시 「가을편지」입니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흩어진 날
헤메인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모든 것을 헤메인 마음 보내 드려요. 낙엽이 사라진 날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소통이 어려운 시대, 편지 쓰기는 진정한 소통과 공감을 주는 선물입니다. 진심과 정성으로 쓴 편지 한통은 받는 사람에겐 그 어떤 값비싼 선물보다 더 가치가 높다 하겠습니다. 가족의 생일날, 주인공에게 편지를 써서 보내보십시오. 그리고 그가 얼마나 기뻐하는지 한번 느껴보십시오.

옛날 선물을 할 수 없었던 가난한 선비는 선물대신 그동안 애써준 처와 가족에게 사랑과 믿음을 담고 미래에 가족을 위해서 어떻게 살아갈지 비젼과 굳은 각오를 표현하는 마음을 글로써 나타냈습니다.

오늘날 편지쓰기는 불통의 커뮤니케이션시대에 진정성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최고의 소통수단입니다. 내가 쓰는 편지 한통이 나의 운명과, 편지를 받는 사람의 인생을 바꾸게 될지도 모릅니다.

노숙자를 위해 아침밥을 퍼주는 사람으로 유명한 최일도 목사는 새벽이나 잠들기 전 시간에 지인과 친구들에게 편지를 씁니다. 그가 편지를 쓰기 시작한 것은 “특별히 울고 있는 그 누군가에게 다정하게 찾아가는 위로와 소망의 편지가 되기”를 소망해서 였습니다. 그가 일 년 내내 보낸 편지 들은 < 행복 하소서> 란 책으로 엮어져 편지를 받아보지 못한 이들에게 보내 졌습니다. 그가 쓴 편지는 가난하고 불행한 이웃들에게 삶의 이유와 희망을 던져주었습니다.

이 시대 왜 우리에게 다시 편지 쓰기가 필요할까요?
편지 쓰기는 쌍방의 원할한 의사소통에 더없이 적격입니다. 상대방에게 나의 생각과 감정을 무리 없이 확실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는 편지만한 형식이 없습니다. 편지를 쓰는 일은 나에게는 분명하게 생각하고 정확하게 판단하도록 하며, 나아가 남을 효과적으로 이해시키는 능력을 향상시킵니다.

편지는 큰 조직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도 적잖은 기여를 하고, 개인과 개인 간의 의사소통과 정서의 교환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옛날 우리의 아버지들은 곁에서 자식을 가르치지 못하는 환경에 처했을 때 자식들에게 편지를 써서 가르치고 당부하고 나무라고 격려했습니다. 아버지가 손수 쓴 그 편지들은 가문의 사교육 담당의 역할을 톡톡히 해 냈습니다.

최근의 일로, 매일 하루 한편의 짧은 편지쓰기로 시작하여 자신의 제2의 인생을 개척함은 물론 이 시대 많은 사람들의 호응과 반응으로 그들의 새로운 꿈을 개척하고 실현해가는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고도원의 아침편지>입니다. 16년전 청와대 행정관을 퇴직한 고도원씨는 책속에서 찾은 작은 글귀 하나로 그 시대 이웃의 아픔을 위로하는 소박한 마음으로 주변의 지인들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현재 그의 편지는 전국에서 350만 명이 받아보고 있으며, 스마트폰으로도 110만 명이 받아보고 있습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보내지고 있으며, 그에 대한 답신이 매일 수 백통 , 수 천통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그의 회고 강연을 들어보면 그의 작은 글귀를 담은 편지 한통이 죽음을 각오한 어느 여성의 삶의 태도를 바꾸게하고 죽음의 결심에서 새로운 삶의 결심으로 되돌리기도 하였숩니다.

그리고 그 편지내용에 공감한 많은 회원들이 각자의 형편과 사정대로 후원금을 내어 충주 깊은 산속에 옹달샘 힐링센터를 열고 10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편지쓰기에 관한 일화를 더 소개합니다.

링컨은 대통령이 돠고 난 뒤 첫 조각을 하는 과정에서도 편지의 덕을 톡톡히 보았습니다. 박빙의 라이벌이었던 윌리엄 수어드 상원의원에게 두통의 공식 공문을 보내 그를 국무장관에 기용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공식 서한을 읽은 수어드 의원은 시큰둥했으나, 연이어 링컨이 손수 쓴 편지를 읽고는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편지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 대통령 후보가 된 그날부터 이 자리를 당신께 드리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디 받아들여 주십시오. 이미 널리 알려진 당신의 정직함과 능력과 학식, 경험, 모든 것이 국무장관이란 직책에 잘 어울릴 것입니다.”

2005년 10월25일, 워런 버핏 회장은 에이탄이라는 사람이 보낸 편지를 받았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이스카르라는 회사를 소개하려고 이 편지를 씁니다.”라는 말로 시작한 뒤 자신이 회장으로 잇는 이 회사는 61개국에서 절삭 공구 사업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편지 말미에는 “우리는 얼마동안 가족들이 경영하는 회사에서 2세 승계를 하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스카르의 미래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결론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이스카르의 이상적인 고향이라는 것입니다. 이스카르는 당신의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부분으로서 계속 영위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워런 버핏은 이 편지를 읽고 이스카르라는 회사가 궁금해졌습니다. 이 한통의 편지로 에이탄은 워런버핏이 있는 오마하에 초대받았고 그 한번의 만남에서 워런버핏에게 전적인 신뢰감을 심어 주었습니다. 그 결과, 이스카르는 별 어려움 없이 회사 지분 80퍼센트를 40억 달러에 팔았습니다.

우리곁에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가을엔 당신이 필요한 그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기 바랍니다. 편지는 당신에게도 편지를 받는 사람에게도 하나의 사랑이고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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