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신라 왕실의 비밀』 김종성 작가 “신라는 삼국을 통일하지 못했다”
[작가의 말] 『신라 왕실의 비밀』 김종성 작가 “신라는 삼국을 통일하지 못했다”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6.08.04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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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은 책의 맨 뒤 또는 맨 앞에 실리는 ‘작가의 말’, ‘책머리에’, ‘옮긴이의 말’ 등을 정리해 싣는다.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는 작가가 글을 쓰게 된 동기나 배경 또는 소회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겐 작품을 이해하거나 작가 내면에 다가가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옮긴이의 말(글)’ 또한 옮긴이가 번역을 맡게 된 배경과 번역 과정에서 느낀 점을 담고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작가의 말’, ‘책머리에’, ‘옮긴이의 말’을 본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발췌 또는 정리해 싣는다. <편집자주>

 

[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신라 왕실의 비밀』 김종성 작가의 말= 신라 역사는 ‘미스터리의 역사’다. 풀리지 않는 의문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시대의 역사, 예컨대 신라 이전의 고조선 역사도 의문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신라 역사가 미스터리한 것과 고조선 역사가 미스터리한 것은 차원이 다르다. 고조선 역사가 의문스러운 이유는 사료가 거의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신라의 경우에는 비록 많지는 않으나 ‘삼국사기’, ‘삼국유사’, 필사본 ‘화랑세기’ 등의 사료가 남아 있다. 조금이나마 사료가 존재하는데도 신라 역사가 미스터리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얼마 되지 않는 사료마저 비논리적이라 대중에게 왜곡·전달되었기 때문이다. <중략>

신라사에 관한 대표적인 논쟁 가운데 하나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는가’일 것이다. 신라와 당나라의 나당연합은 신라가 아닌 당나라가 주도했다. 물론 김춘추가 나당연합 결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뒤 동맹의 주도권은 당나라로 넘어갔다. 그리고 이 동맹이 성공을 거둔 결과로 고구려 영토의 대부분이 당나라 차지가 되었다. 그렇다면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다고 볼 수 있을까? 어떤 사람들은 ‘그렇다’라고 대답하고 어떤 사람들은 ‘아니다’라고 대답한다.

이 논쟁의 해답은 간단하다. 신라는 삼국을 통일하지 못했다. 신라가 확실히 차지했던 것은 백제 땅뿐이다. 고구려 땅의 대부분은 당나라에 넘어갔다. 그렇기 때문에 신라가 백제를 차지했다고는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신라는 고구려 땅의 대부분은 차지하지 못했으므로, 삼국을 통일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이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명명백백한 사실이다. 따라서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느냐 여부를 두고 논란을 벌일 필요도 없다. <중략>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신라’ 하면 삼국 통일을 떠올린다. 그 정도로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다는 인식은 신라사에서 핵심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는 신라사에 대한 기초 정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정보마저도 비논리적이고 왜곡되어 있다. 기초 정보마저 이러하니, 나머지 정보는 말할 것도 없다.

이 책에서는 그 ‘나머지 정보’ 중 하나를 다루고자 한다. 신라의 왕위가 어떻게 계승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이 문제에는 여러 가지 쟁점이 내재되어 있다. 이 쟁점들은 신라사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근저에서부터 흔들 수 있다. 본문에서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신라에서는 공주의 왕위 계승권을 인정했다. <하략>

▲ 김종성 작가 <사진출처 = 오마이뉴스 프로필>

# 지은이 김종성은 월간 ‘말’ 동북아 전문기자와 중국사회과학원 근대사연구소 방문학자로 활동했으며, 문화재청 산하 한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문화유산채널’의 자문위원과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문화유산채널’에 명사 칼럼을, ‘민족 21’과 웅진씽크빅의 ‘생각쟁이’에 역사 기고문을 연재했으며 2007년부터 ‘오마이뉴스’에 ‘김종성의 사극으로 역사 읽기’를 연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조선 노비들, 천하지만 특별한』 등이 있다.

■ 신라 왕실의 비밀
김종성 지음 | 역사의아침 펴냄 | 256쪽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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