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김민희 기자] “난 못났고 별 볼 일 없지. 그 애가 나를 부끄러워한다는 게 슬프지만, 내가 뭐라고.” 이보다 더 지질한 남자가 있을까? 노래 속 화자는 스스로를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라 칭하면서도 사랑의 감정을 숨김없이 노래하고 있다. “나는 왜 이런 사람 이런 모습이고. 이런 사랑을 하고. 나는 아무것도 될 수 없고” 지질하지만 애절함이 느껴져서 일까. 노래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부르며, ‘새벽 감성’으로 떠올랐다.
“애초에 10cm는 ‘20~30대 직장 여성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자’ 이런 마음으로 시작을 했다. 그래서인지 남자 분들은 우리를 싫어했다. 다만 ‘스토커’를 쓰면서 이 노래만큼은 좋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곡을 소개한 10cm 보컬 권정열은 “별 볼 일 없던 시절에 별 볼 일 없는 이유로 차여본 적이 있다. 그래서 모든 노래 중 제일 마음에 와 닿는 곡이다” 말하며 곡에 대한 애착을 드러낸 바 있다.
‘음색 깡패’의 대표주자 권정열과 윤철종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10cm의 ‘스토커’. ‘새벽 좀비’, ‘새벽 캐럴’, ‘새벽 연금’이라 불리며 떠오른 곡은 지난해 11월 발매된 3집 수록곡이다. 당시 타이틀 곡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벽이면 꾸준히 음원차트에 올라 역주행을 거듭해왔고, 지난 3월 새벽에는 45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쓰담쓰담’, ‘아메리카노’,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 등 평범한 일상을 재미있는 가사로 풀어낸 10cm. 그들의 음악이 계속해서 사랑받는 이유는 쉬운 노랫말과 금세 귀에 익는 멜로디뿐만 아니라, 공감을 부르는 ‘솔직함’이 더해지기 때문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