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바이야트
오마르 하이얌 저 | 이상옥 옮김 | 민음사 펴냄 | 156쪽 | 8,000원
[정리=독서신문 엄정권 기자] 유난히 더운 올 여름, 가만히 앉아 있어도 덥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책 한 권 들고 더위를 피해 잠시 떠나고자 한다. 왁자한 곳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 나는, 올해도 아마 한적한 곳을 찾아, 아니면 방안에서 책을 읽는 피서를 하지 않을까 싶다.
책과 함께 떠나는 피서는 그럴 듯한 것이 아니라, 진정한 휴식을 할 수 있는 느긋함을 선사한다.
올해는 어느 곳으로 피서를 가던 ‘루바이야트’와 함께 할 것이다.
루바이야트는 4행시라는 뜻으로 이슬람 문학의 백미로 평가되고 있다. 11세기 페르시아의 천문학자이자 수학자, 철학자이며 시인이었던 오마르 하이얌(Omar Khayyam)의 4행시를 영국 시인 에드워드 피츠제럴드가 번역하고, 이상옥 교수가 우리말로 시조의 운율처럼 옮겼다.
4행시 101편이 소개되고 있는 루바이야트는 숙명론과 허무주의에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현재 머물고 있는 시간이 가장 아름다워야 한다’며 인생의 본 모습을 받아들이라고 노래하고 있다.
실재와 영원, 인생의 무상함과 불확실성, 인간과 신의 관계 등을 번민하면서 현세의 아름다움을 말하는 시를 읽다보면, 삶의 궁극적인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시집 한 권, 빵 한 덩이, 포도주 한 병,
나무 그늘 아래서 벗 삼으리
그대 또한 내 곁에서 노래를 하니
오, 황야도 천국이나 다름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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