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시미학산책
정민 지음 | 휴머니스트 펴냄 | 695쪽 | 32,000원
[정리=독서신문 엄정권 기자] 이 책을 만난 건 2004년 초봄이다. 단숨에 반하고 말았다. 이때부터 정민 선생의 팬이 되어 새 책이 나올 때마다 반긴다. 어찌 이리도 쉽고 아름답게 번역해놓았는지 가까이 두고 탐독한지 십여 년이 지났다. 하도 읽어서 책도 연륜이 쌓여 늙어 보인다. 힘들 때도 읽고, 즐거울 때도 읽으니 참 벗이나 다름없다.
자연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고, 세상이치와 사람사이를 구분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역사와 경제, 정치까지 생각하는 힘도 자라난다. 사는 게 힘들수록 자신의 인생을 덜어내고, 세상을 관조할 수 있으니 대단하다. 삼라만상을 대하는 마음도 전과 다르다. 삶을 깊이 있게 관찰할 수 있으니 신기한 책이다.
책을 덮을 즈음엔 송나라의 평론가 엄우의 ‘말은 다함이 있어도 뜻은 다함이 없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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