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은 살아있나"… 문학평론가 권성우 새 비평집 '비평의 고독'
"비평은 살아있나"… 문학평론가 권성우 새 비평집 '비평의 고독'
  • 엄정권 기자
  • 승인 2016.06.24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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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엄정권 기자] 문학평론가 권성우 숙명여대 교수가 새 비평집 '비평의 고독'(소명출판)을 펴냈다.

전작 '낭만적 망명' 이후 8년 만에 내는 여섯 번째 비평집이다. 그는 198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당선되며 등단해 올해 평론가로 활동한 지 30년을 맞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비평집에는 그가 지난 수년간 써온 메타비평(비평에 대한 비평)과 문학론을 비롯해 최인훈, 조세희, 김원일, 조정래, 김훈, 신경숙, 김연수, 허연, 이재무 등 소설가와 시인에 대한 작품론을 담았다.

권 교수는 지난해 신경숙의 표절 논란이 뜨거웠을 때 문학권력 비판에 앞장선 바 있으며, 올해 3월 계간 '실천문학'에 기고한 '비평의 윤리와 문학장의 혁신을 위한 단상'이라는 글에서 신경숙 남편인 남진우 평론가의 표절 관련 사과를 진정성이 없다며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책에는 남진우를 비판한 그 글과 함께 2012년 쓴 '신경숙은 세계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인가'라는 평론도 실었다.

권 교수는 이 글에서 "지성과 역사의 험난한 숲을 거치지 않은 감성은 주관적 나르시시즘과 값싼 자기위안에서 멀지 않다. 나는 이즈음 신경숙의 글쓰기에서 바로 그러한 위험을 발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엄마를 부탁해'의 엄청난 성공이 신경숙의 글쓰기와 한국소설의 바람직한 세계화를 위해서 딱히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비평했다.

인기 작가 또는 문단 내 권력을 지닌 작가들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서슴지 않는 그는 이번 책의 '책머리에'에서 제목 '비평의 고독'에 대해 설명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비평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비평은 숙명적으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다"며 "통상적인 의미의 고독과는 다른 의미에서 비평은 숙명적으로 고독한 글쓰기일 수밖에 없다. 그 고독을 견디는 마음이 좋은 비평을 낳는다고 나는 믿는다"고 말했다.

또 "한국문학을 위해, 작가와 작품에 대한 애정과 칭찬 못지않게 균형 있는 비판과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이 책에서 강조하고 싶다. 바로 이런 비평의 기능이 지금까지 제대로 수행되지 않았기에, 한국문학은 작년 표절사건으로 상징되는 중대한 위기에 처한 것 아닐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강 작가의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으로 한국문학에 새로운 희망의 기운이 움트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한국문학을 둘러싼 제도적 인프라와 독서현실, 비평풍토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그녀의 쾌거는 일회적인 사건으로 그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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