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라디오는 사람을 위로해주는 ‘감성’을 지녔다. 아침 일찍 눈을 떠 학교로 회사로 가는 이들에게는 힘을 북돋고, 저녁 늦게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는 이들에게는 오늘 하루 수고했다고 어깨를 토닥여준다.
라디오의 오프닝, 클로징 멘트를 모아놓은 이 책 또한 그런 ‘따뜻한 감성’을 갖고 있다. 두 명의 라디오 작가가 각자의 현장에서 하루를 시작하며, 혹은 하루를 마감하며 써내려갔던 글들은 기존의 청취자를 비롯해 책을 읽게 될 독자들까지 사로잡는다.
먼저, 1부는 ‘굿모닝, 매일 아침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로 구성된다. 라디오에서 오프닝 멘트는 단순히 시작을 뜻하지 않는다. 특별한 나만의 하루를 만들어주는 함축적인 말이다. 124쪽의 ‘다시 리셋’ 한 편을 보자. “마음이 움츠러들 때는 몸을 움직여 에너지의 흐름을 바꿔줘야 하는 거래요. 우리는 기氣, 기운이라는 걸 동력으로 살아가는 생명체라 기가 상하거나 부족하면 몸 구석구석 응어리진 기분에 속도 탁해질 수밖에 없거든요. 특별하거나 새롭거나 대단한 방법이 필요한 건 아니에요. 그저 가볍게 산책하며 느리게 걸어주고 미지근한 물 한 잔 정도면 딱 적당하다고 해요. 내 안의 진짜 나를 흔들어 깨우는 법.” DJ의 산뜻한 목소리와 이어서 흘러나올 Outlines의 I Cannot Think를 상상해보면 힘이 난다.
2부의 ‘굿나잇, 매일 밤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에는 하루를 잘 정리하고 또다시 앞으로 힘을 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글들이 주를 이룬다. 예를 들어 198쪽의 ‘마음 응원가’는 YB의 그것만이 내 세상과 함께 읽으면 좋다. “인생을 산이나 바다에 비유하는 건 그 안에 자그마한 오르내림, 울퉁불퉁한 굴곡이 있기 때문이겠죠. 우리 일상이 그렇잖아요. 어느 날은 먹구름 잔뜩 끼었다가 어떤 날은 햇볕이 쨍하게 뜨기도 하고요. 좋은 날 뒤엔 우는 날, 우는 날 뒤엔 또 좋은 날. 지루한 반복이 아니라 미묘하게 다른 하루하루가 모여 어제가 되고 지금이 되고, 그렇게 내일도 오는 거고요. 오늘 조금 힘들었다면 그저 일렁대는 여러 날 중 하루. 굴곡 가장 깊은 곳에 잠시 멈춘 것뿐이에요. 이제 다시 솟아올라야죠.”
라디오를 찾는 사람들은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털어놓고, 위로해달라 응원해달라 솔직하게 요구할 수 있는 곳이기에 좋아한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요즘 일, 사랑, 관계, 꿈과 관련해 글로 위로받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독자들의 오늘이, 지금이, 매일이 안녕하기를 바라는 저자들의 마음이 따뜻하게 다가올 것이다.
■ 오프닝&클로징
강혜정·이고운 지음 | 서인선 그림 | 프런티어 펴냄 | 252쪽 | 13,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