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K문학’ 물꼬 트다
한강, ‘K문학’ 물꼬 트다
  • 방재홍
  • 승인 2016.05.2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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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재홍 발행인
[독서신문 방재홍 발행인] 깊이 잠든 한국을 깨운 (한강 수상소감) 낭보였다. 은근한 기대는 있었지만 세계문학에서 변방인 우리가 상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반신반의가 솔직한 마음이었다.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자로 한국 46세의 소설가 한강이 호명됐을 때 한국문학은 이 세상 모든 빛을 받는 듯 휘황찬란한 순간이었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날아온 런던발 기쁜 소식은 출근길 시민들의 화제로 떠올랐다. 이내 한강의 책은 서점에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기어이 동났다.

맨부커상은 영어권 최대의 문학상으로 꼽히며 노벨문학상, 불어권 최고 문학상인 프랑스 콩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의 하나다. 노벨문학상은 아직 우리를 반겨주지 않아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고 콩쿠르상은 사실 논외다. 그런 점에서 특히 작가를 보는 노벨문학상에 비해 작품성을 높이 평가하는 맨부커상은 그래서 의미가 더하다. 노벨문학상의 정치성 등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맨부커상의 돋보이는 특징을 말하는 것이다.

한국 문학은 이제 세계문학에 본격 데뷔했다. 그동안 높게만 느껴왔던 세계문학의 벽을 넘는 사다리를 한강이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한강 뒤에는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라는 영국 여인이 있음을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한강과 번역가 공동수상이다. 상금도 나눈다. 그만큼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은 번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우리 번역수준에 대해 한 작가는 의미 있는 말을 한다. “땅에 닿아서 사라지는 눈이 아니라 쌓이는 눈이 되고 있다”라며 번역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한국문학번역원과 편집자들의 노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번역의 중요성은 노벨문학상 철만 되면 나오는 얘기다. 영어 번역가도 30명 수준이라고 하니 이번에 데보라 스미스를 만난 건 천운이다. 스미스는 영국 출판계에서 한국어가 틈새시장이라 판단하고 21세에 독학으로 한국어를 공부, 8년 만에 채식주의자를 번역했다. 역시 행운이다.

번역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정책이 이번엔 제대로 나올까. 특정 작가 맞춤형 번역가도 일본이나 중국에는 있다고 한다. 우리도 맞춤형 번역가를 키울 때다. 반짝 관심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한강은 도도히 흘러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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