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우주를 알아간다는 것은 ‘나’를 찾아가는 길과 다름없다
[리뷰] 우주를 알아간다는 것은 ‘나’를 찾아가는 길과 다름없다
  • 유지희 기자
  • 승인 2016.05.17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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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식 『잠 안 오는 밤에 읽는 우주 토픽』
 

[독서신문 유지희 기자] 대중 천문학책 『코스모스』의 저자로 유명한 故 칼 세이건 박사는 60억km 떨어진 곳에서 보이저 1호가 잡은 지구의 모습을 보고 외쳤다. “여기 있다! 여기가 우리의 고향이다.” 그리고 지구를 ‘창백한 푸른 점’이라 부르며 철학적인 소감을 남겼다.

“이 희미한 한 점 티끌은 우리가 사는 곳이 우주의 선택된 장소라는 생각이 한낮 망상임을 말해주는 듯하다. 우리가 사는 이 행성은 거대한 우주의 흑암으로 둘러싸인 한 점 외로운 티끌일 뿐이다.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을 소중하게 다루고, 서로를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는 자각을 이 창백한 푸른 점보다 절절히 보여주는 것이 달리 또 있을까?”

지구는 희미한 한 점 티끌, 우주는 거대한 흑암으로 묘사된다. 우주의 광활함을 가늠하게끔 하는 표현이다. 그와 동시에 우주를 알아가는 과정은 참으로 오랜 여정이 될 것 같다는 두려움도 든다. 그 두려움을 덜어주고자 베스트셀러 『천문학 콘서트』의 저자 이광식이 5년 만에 신작을 냈다. ‘스타’ 우주 강사로 통하는 그는 이 책에서도 우주를 알아가는 데 있어 특히 중요한 주제 27개를 골라 쉽고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다.

▲ 로제타 혜성 탐사선과 착륙선 필레 <사진제공 = 들메나무>

책 제목을 『잠 안 오는 밤에 읽는 우주 토픽』이라 붙인 것에서도 그의 ‘별난 면모’를 느낄 수 있다. 읽으면 잠 잘 오는 책이란 뜻이 아니다. 잠 안 올 때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우주 이야기라는 뜻에서 이 제목을 택했다. 우주를 읽고 사색하다가 하룻밤 꼴딱 지새운다면, 지구 행성에 태어나 그보다 뜻깊은 추억이 어디 있겠냐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우주와 인간의 관계는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피 속의 철, 치아 속의 칼슘, DNA의 질소, 갑상선의 요오드 등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원소 하나하나는 모두 별 속에서 만들어졌다. 수십억년 전 초신성 폭발로 우주를 떠돌던 별의 물질들이 뭉쳐져 지구를 만들고, 이것을 재료 삼아 모든 생명체들과 인간을 만든 것이다. 말하자면 우리는 ‘메이드 인 스타(Made in Stars)’인 셈이다.” 나 자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근원적 관계라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주를 알아야 한다. 자신의 출발점을 알아야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 있고, 자기가 있는 위치를 모른다면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기도 어렵다. 인생 강연, 철학 강연에 가까운 이 책을 통해 나와 우주의 기원을 더듬어보자. 우주를 알아간다는 것은 ‘나’를 찾아가는 길과 다름없으니까.

■ 잠 안 오는 밤에 읽는 우주 토픽
이광식 지음 | 들메나무 펴냄 | 340쪽 |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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