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여행 얘기도 아니고 친구와 또는 연인과 함께한 여행도 아니다. 아빠와 한 여행 추억이다. 다 큰 딸이 아빠와 배낭여행을 하다니. 참으로 어색하다.
서로 괜찮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을 가질 법 하다. 티격태격 할 것도 같고 서로 삐쳐 말도 안하는 일도 있을 것 같고…. 그래서 이 기록은, 이 책은 이 땅의 딸과 아빠들에게 권할만하다. 특히 아빠들이 본다면 딸에 대한 생각도 달라질 것이고 딸과 함께하는 여행은 또 이런 맛이 있구나 할 것이다.딸(저자 이슬기)은 짠순이다. 아주 왕소금이다. 여행경비를 자기 손 안에 쥐고(이런 건 누구한테 배웠나, 가르쳐주지 않아도 잘 안다) 라면 한 그릇 먹으면서도 아빠에게 면박을 준다. 배낭여행 온 젊은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서 맥주값 정도는 계산하고 싶었을 텐데, 그런 표정을 보일 때마다 냉담하게 거절했다. ‘배낭여행은 더치페이가 생명이지’라는 신조를 내세워서.
그러면서 딸은 다시한번 인도여행을 한다면 과용은 않겠지만, 테이블 밑으로 지갑을 넘기는 센스 정도는 있는 꽃소금 딸이고 싶다고 했다.딸은 말한다. 인도여행은 어색했던 우리 사이를 어린 시절 껌딱지 딸과 영웅 아빠로 돌려 놓았다고. “응, 우리 엄청 친하지. 아빠는 내 베프야. 베스트프렌드” 당연히 아빠는 ‘베프’다. 장장 7년간 15개국을 함께 여행했으니.
■ 댄싱 위드 파파 : 꿈 많은 아빠와 딸의 꿈같은 여행
이규선, 이슬기 지음 │ 성안당 펴냄 │ 432쪽 │ 1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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