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인 북] 쓰나미 폐허의 따사로운 평화-『후쿠시마의 고양이』
[포토 인 북] 쓰나미 폐허의 따사로운 평화-『후쿠시마의 고양이』
  • 엄정권 기자
  • 승인 2016.05.06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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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엄정권 기자] 동일본 대지진에 이은 쓰나미는 마치 거대한 괴물의 검은 아가리처럼 일본 동부해안을 삼켰다. 재앙은 한꺼번에 오는 법인가.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면서 원전은 속절없이 녹아내렸다. 후쿠시마 등은 버려진 땅이 됐다.

그리고 5년.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이 있었다. 누군가 보호하고 기르고 있었다. ‘후쿠시마의 마지막 사람’이라는 마츠무라씨가 기르는 고양이 ‘시로’와 ‘사비’의 평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평화가 진정 우리가 오래 지켜야 할 것임을 깨닫게 한다.

 
 
 
이 책 『후쿠시마의 고양이』는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을 낸 사진작가 오오타 야스스케의 두 번째 사진집이다. 마츠무라씨가 후쿠시마 동물보호시설 앞에 버려졌던 고양이 자매를 데려온 건 2013년 7월. 시로는 일본말 희다는 뜻으로, 페르시안 고양이 특유의 자태가 도도하다.

양쪽 눈 색깔이 서로 다른 예쁜 오드 아이다. 시로는 느긋하고 애교가 많다. 사비는 일본말로 녹이 슬다라는 뜻이다. 마츠무라씨와 두 고양이에겐 하루 중요한 일과가 산책이다. 차도 다니지 않는 도로를 느릿느릿 걷는다. 시로와 사비는 이것저것 주변 것들을 참견하느라 뒤처지면서도 냉큼 따라 붙는 모양이 마치 가족같다.

▲ 고양이 시로(왼쪽)와 사비
도로가 기분좋게 차갑다. 세 가족이 도로 위에서 쉰다. 시로와 사비는 주욱 배를 깔고 엎드렸다 또 배를 위로 하며 뒹굴기도 한다. 마츠무라씨는 어미 같기도 하고 친구 같기도 하다. 이 녀석들이 새끼를 낳았다. 사이좋게 며칠 사이를 두고 다섯 마리씩 낳았다. 버려진 땅 후쿠시마에도 생명이 낳고 자라고, 그 사이에 행복은 햇살처럼 눈부시게 다가오고 어느 새 평화는 셋이 걷는 도로 위를 느릿느릿 왔다.

■ 후쿠시마의 고양이
오오타 야스스케 지음 │ 하상련 옮김 │ 책공장더불어 펴냄 │ 104쪽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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