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5년.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이 있었다. 누군가 보호하고 기르고 있었다. ‘후쿠시마의 마지막 사람’이라는 마츠무라씨가 기르는 고양이 ‘시로’와 ‘사비’의 평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평화가 진정 우리가 오래 지켜야 할 것임을 깨닫게 한다.
이 책 『후쿠시마의 고양이』는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을 낸 사진작가 오오타 야스스케의 두 번째 사진집이다. 마츠무라씨가 후쿠시마 동물보호시설 앞에 버려졌던 고양이 자매를 데려온 건 2013년 7월. 시로는 일본말 희다는 뜻으로, 페르시안 고양이 특유의 자태가 도도하다.양쪽 눈 색깔이 서로 다른 예쁜 오드 아이다. 시로는 느긋하고 애교가 많다. 사비는 일본말로 녹이 슬다라는 뜻이다. 마츠무라씨와 두 고양이에겐 하루 중요한 일과가 산책이다. 차도 다니지 않는 도로를 느릿느릿 걷는다. 시로와 사비는 이것저것 주변 것들을 참견하느라 뒤처지면서도 냉큼 따라 붙는 모양이 마치 가족같다.
도로가 기분좋게 차갑다. 세 가족이 도로 위에서 쉰다. 시로와 사비는 주욱 배를 깔고 엎드렸다 또 배를 위로 하며 뒹굴기도 한다. 마츠무라씨는 어미 같기도 하고 친구 같기도 하다. 이 녀석들이 새끼를 낳았다. 사이좋게 며칠 사이를 두고 다섯 마리씩 낳았다. 버려진 땅 후쿠시마에도 생명이 낳고 자라고, 그 사이에 행복은 햇살처럼 눈부시게 다가오고 어느 새 평화는 셋이 걷는 도로 위를 느릿느릿 왔다.■ 후쿠시마의 고양이
오오타 야스스케 지음 │ 하상련 옮김 │ 책공장더불어 펴냄 │ 104쪽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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