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 대학 교육심리학과 교수이자 보스턴 의과대학 신경학과 교수다. 그는 하버드 대학에서 인간의 예술적이고 창조적인 능력의 발달과정을 분석하는 ‘프로젝트제로 연구소’의 책임자이자 운영위원장으로서 줄곧 인간의 정신능력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30년 가까이 연구소에 몸담은 그는 지능과 창조성, 리더십, 교육방법론에 관한 연구 결과를 지속적으로 발표한 세계적인 석학이다.
그런 하워드 가드너의 저서 『지능이란 무엇인가?』가 35년 만에 출간됐다. ‘다중지능 이론의 출발점이 된 우리 시대의 고전’, ‘인간 지능의 구조와 본질을 날카롭게 파헤친 인지과학의 바이블’이라 불릴 만큼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인간 지능에 대한 예리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인간 이세돌의 대결이 낳은 앞으로의 과제에 던지는 시사점도 분명하다.
그는 개정판 출간을 기념해 발간 30주년 기념 서문에서 ‘첫 발간 후 30년 동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30년간의 연구와 성찰로 나는 다중지능 이론의 교육적 실행을 명쾌하게 요약할 수 있게 됐다. 다중지능 이론의 연관성에 확신을 가진 교육자는 반드시 개별화와 다원화의 관점을 취해야 한다. 자신이 맡은 개별 학생의 지능 프로파일에 관해 가능한 한 많이 알고 있어야 하고, 어떤 주제에 대해 이해할 때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수년간 지능과 교육방법론을 연구해 온 가드너의 확신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더불어 그는 ‘8과 1/2 지능’의 개념을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음을 주장한다. 언어 지능, 논리수학지능, 공간 지능, 음악 지능, 신체운동 지능, 인간친화 지능, 자기이해 지능, 자연 친화지능의 여덟 가지 기능과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한 실존 지능을 일컫는 용어다. 당시 인간의 지능은 단일하고 획일적이라는 인식이 태반이었기에, 이 같은 파격적인 개념은 환영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의 꾸준한 연구는 빛을 발해 전 세계 교육계에 혁신적 변화를 불러왔다.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은 인공지능 및 기술의 발전으로 5년 안에 선진국 15개국에서 5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보고서를 펴냈다. 인간은 가장 인간다운 로봇을 만들기 위해 한 걸음씩 내딛고, 인간은 그로 인해 존재 가치를 위협받는다. 인간만의 가치, 인간만의 지적 영역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앞으로 더 다양한 인간 지능이 발견될 수도 있고, 지금 지능이라 불리는 것이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이 책이 그 의문의 실마리를 조금이나마 풀어줄 수 있다는 점이다.
■ 지능이란 무엇인가?
하워드 가드너 지음 | 김동일 옮김 | 사회평론 펴냄 | 688쪽 | 2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