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출생의 비밀은 소위 막장 드라마를 대표하는 코드다.

등장할 때마다 비판의 화살이 쏟아지지만, 한국 드라마의 시청률을 좌우하는 가장 대중적인 코드임은 틀림없다. 길티 플레저, 즉 욕하면서도 향유하는 심리와 연관 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

(중략) 출생의 비밀 코드가 통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혈통 중심의 사고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수성가가 어려운 사회로 변해갈수록, 지배층이 혈연 내에서 축적된 자원을 승계하는 일이 지속될수록 출생의 비밀을 담은 드라마는 안방극장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왜?』 66~71쪽 | 김헌식 지음 | 페이퍼로드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