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인 북] 햇빛은 그저 있는 것? 비는 에로틱하다고? - 『날씨의 맛』
[포토 인 북] 햇빛은 그저 있는 것? 비는 에로틱하다고? - 『날씨의 맛』
  • 엄정권 기자
  • 승인 2016.04.27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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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엄정권 기자] 1928년 4월 19일. ‘구름 낀 하늘, 저녁에 쾌청. 일조 시간 10시간 45분. 서리. 시애와 교외 몇 군데에서 우박과 눈송이가 뒤섞인 매우 약한 소나기. 바람은 약풍 또는 강풍’

파리의 기상일지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내용 중 하나다. 프랑스 역사학자 기상학자 등 전문가 열명이 쓴 책 『날씨의 맛』에는 이처럼 다양한 날씨 얘기가 감칠맛나게 나온다.

저자 말은 이어진다. 이 같은 변화무쌍한 날씨 탓에 우리가 계획을 세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말해주고 있다고.

 
햇빛에 대한 설명을 보자. 저자는 ‘우리에게 필수불가결한 것이긴 하지만, 오륙십년 전부터 북반구에서 가장 선호도의 최정상에 있는 햇빛은, 세상 만물들의 단순한 배경이라는 뒷자리로 물러나 권위가 실추된 채, 원래부터 그랬듯이 생각 없이 무심코 빛나고 있다’ 고 말한다.

그러면 비는 어떻게 보고 있나. “나는 예컨대 소나기가 내릴 때, 이끼가 내려앉은 오래된 담장 위로 물이 똑똑 떨어지는 것을 볼 때, 바람이 비의 미세한 떨림과 뒤섞여 윙윙대는 소리를 들을 때 기쁨을 맛본다. 밤에 들리는 이 쓸쓸한 소리들은 나를 달콤하고 깊은 잠으로 빠져들게 한다” 고 노래한 사람은 18세기 말의 프랑스 작가이자 식물학자인 베르나르댕 드 생피에르다.

비는 다소 에로틱한 면이 있는 것 같다. 비는 흔히 눈물과 연결되기 때문에 “비가 올 땐 아름다운 여인이 우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그녀는 애절해 보일수록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고 이 책 저자는 말한다.

우리에게도 비는 익숙하다. 대표적인 게 황순원의 「소나기」아닐까. 대중적으로는 가수 심수봉의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이 있잖은가.

■ 날씨의 맛
알랭 코르뱅 외 지음 | 길혜연 옮김 | 책세상 펴냄 | 332쪽 | 1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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