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풀꽃 시인’ 나태주의 시 쓰기 특강
[리뷰] ‘풀꽃 시인’ 나태주의 시 쓰기 특강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6.04.18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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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감성주의자 나태주 시인의 대표적인 시 ‘풀꽃’ 전문이다. “우리 몸에 가벼운 상처가 났을 때는 반창고를 발라 치료를 돕지요. 그러나 마음에 난 상처에는 무엇을 발라야 좋을까요? 아무래도 시밖에 없는 듯싶어요. 내가 쓰는 시 한 편에 정말로 그런 반창고가 들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라고 말하는 그는 평생을 이성보다는 감성에 의지해 살아왔다.

43년간 초등학교 교단에 머물렀기에 더욱 따뜻한 감성을 가진 것일지도 모른다. 친절하면서도 위트 넘치기로 유명한 그는 이번 책 『죽기 전에 시 한 편 쓰고 싶다』에서 시인의 마음과 교사의 마음을 모아 독자들에게 아름다운 시 쓰기 수업을 들려준다. 독자들을 ‘은영 씨’라 부르며 말을 건네는 독특한 구성 또한 그의 성격이 반영됐음이 틀림없다.

“은영 씨, ‘붕어빵 속엔 붕어가 없고, 제비꽃 속엔 제비가 없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요? 그 말은 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시 속엔 시가 없고 책 속엔 시가 없는 법입니다. 그럼 어디서 시를 찾아야 할까요? 우리 일상생활과 자연 속에서 시를 찾아야 합니다. 정작 숨 쉬는 시, 펄펄 뛰는 시는 일상생활과 자연 속에 숨어 있기 마련입니다.” - 본문 38쪽

▲ 달밤, 몽우 조셉킴, 155*185mm, 캔버스 유채, 2003 <사진제공 = 리오북스>

주변을 둘러보면 ‘내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가. 서점에서는 여전히 글쓰기 책이 꾸준히 팔리고 있고, 좋은 시를 따라 써보는 필사도 유행이다. 그를 반영하듯 이 책은 ‘나만의 시’를 쓸 수 있도록 길을 닦아준다. “여보, 글씨 쓰기 다 했어요?”라는 질문을 던질 만큼 시를 잘 몰랐던 저자의 아내도 그를 따라 한 자씩 글을 쓰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제법 그럴듯한 글을 쓰는 시인이 됐다고 한다. 믿음이 간다.

나태주 시인의 촉촉한 시와 어우러지는 몽우 조셉 킴의 그림들도 매력을 더한다. 평소 시인의 작품을 좋아하던 조셉킴은 자신의 작품을 사용하는 것에 흔쾌히 수락했고, 나 시인 또한 그의 그림을 보고 자신의 시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에 반가워했다는 후문이다. 독자들도 책을 읽고 나면 마음이 촉촉하게 젖어 ‘내 안의 잠든 시인’이 깨어나 있을 것이다.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이 행복이란다. ‘풀꽃 시인’ 나태주는 ‘행복 시인’이다.

■ 죽기 전에 시 한 편 쓰고 싶다
나태주 지음 | 리오북스 펴냄 | 345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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