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오페라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바그너는 빚에 쪼들린 도망자였다. 허영심과 낭비벽 기질이 있던 바그너는 리가(현 라트비아 수도)에서 야반도주, 파리로 숨어든다. 파리 교외의 어두컴컴한 여관방에서 지내며 아내의 보석, 무대의상, 은식기, 그리고 결혼반지까지 팔아 생활비를 마련한다. 바그너는 독일로 돌아갔으나 드레스덴 혁명에 연루, 종신형을 선고받는다. 이때 은인 리스트가 나서 가짜여권을 만들어 바그너를 스위스로 피신시킨다.
베르디 야심작 「라 트라비아타」초연 처참한 실패
전투 장면 없는 낯선 배경에 베네치아 시민들 외면
폐병 주인공에 130킬로그램 거구 소프라노 캐스팅
『힐링 클래식』에 나오는 일화들이다. 음악에는 개인의 생각이나 열정 그리고 고뇌에 찬 시대정신과 인류의 오랜 역사를 통해 추구해 온 마음과 기억이 담겨 있다고 글쓴이 김강하는 말한다. 김강하는 현재 KBS라디오 ‘힐링 클래식’에서 음악의 감동을 전하고 있다. 그녀는 음악과 문학이 만나는 감수성의 접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각 에피소드마다 시를 하나씩 넣었다. 마치 음악을 읽는 느낌이다.
■ 힐링 클래식
김강하 지음 | 민음사 펴냄 | 336쪽 | 18,000원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