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방재홍 발행인] 아이들이 드디어 시험에서 해방된다. 비록 한 학기이지만. 전국적으로 중학교에 자유학기제가 도입돼 한 학기동안 중간고사 기말시험이 없어지고 대신 진로 체험 각종 취미활동 동아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학교는 학교대로 이런저런 프로그램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 학생들도 갑자기 닥친 자유를 어떻게 만끽할지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건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고 뭔가 해보고 싶은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자유’를 어떻게 보낼까 하는 것이다.
자유학기제를 먼저 치른 시범학교 말을 들어보자. 어떤 아이는 진로 프로그램 15개, 문화예술체육 프로그램 7개, 동아리 프로그램 11개 중 총 10개를 택했다. 학부모는 선택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 기억도 못한다고 한다. 이 학교는 오전은 정규수업 과목을, 오후는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아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는 것. 학부모들은 그나마 오전 공부를 다행이라 여겼다. 선생님들은 오전수업으로 정규과정 교과 수업을 커버해야 했고 쪽지시험 단원 평가 등 끊이지 않았다는 것. 결국 피로만 쌓이고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쳤다고 말한다.
찬성하는 학부모는 왜 찬성할까. 큰 아이는 스스로 역사공부를 심도 있게 하고 영어도 읽기 말하기 등 학교에서 하던 것에서 벗어나 깊은 공부를 했다. 둘째는 직업체험을 통해 알지 못했던 직업세계를 접해 흥미를 느꼈다는 것. 그래서 강추했다.
어느 학교는 앱 SW교육을 하기도 하고, 바리스타를 체험케 하는 곳도 있다. ‘나도 여행작가’라는 프로그램이 등장하는가 하면 중기청에선 중소기업 현장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자유학기, 시험을 안보고 그냥 노는 게 아니다. 놀아도 체험하면서 논다. 이게 정책 입안자의 바람이고 이 바람은 학부모도 똑같다.
어렸을 적 생각을 하면, 검은 제복에 갇혀 반공정신으로 무장한 채 받은 교육은 주입식이었다. 그 학생들이 이 나라를 발전시킨 주역이다. 그러나 세월은 흘러 알파고 시대다. 얼마전 우리는 지금은 창의시대라는 걸 새삼 목도했다. 자유학기는 ‘창의’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압축성장은 있어도 압축창의는 없다. 자유학기는 창의의 또 다른 말이 되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