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종에 얽힌 세계의 역사
[리뷰] 종에 얽힌 세계의 역사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6.03.20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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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구마의식 중 배우 강동원이 “어둠은 물러가고 이제 그의 날이 올 것이다”라고 외치며 흔들던 종을 기억하는가. 화면 전체를 울리며 악령이 들린 소녀를 구하는 데 큰 역할을 하던 그 종은 ‘프란체스코 종’으로 『종소리, 세상을 바꾸다』의 저자가 소장하고 있는 종 중 하나다.

핵의학 전문의이자 의과대학 교수인 저자 이재태는 종의 매력에 끌려 각국에서 1만여개의 종을 수집해왔다. 수도승이 화두를 찾아 순례에 나서듯, 그는 자신의 직업과 관계가 없지만 그 매력에 푹 빠져 종 수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중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는 종의 이야기들을 책 속에 담아 ‘종’이라는 매개를 통해 독자들이 세계의 역사를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영국에는 ‘승리의 종’이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자국에 격추된 적국 독일의 전투기 잔해를 녹여 만든 종이다. 이 종은 승전 기념으로 승전국 지도자였던 처칠, 루스벨트, 스탈린의 얼굴을 새겨 넣어 만들어졌으며 이것을 판매한 기금은 공군 전상자와 유가족들에게 지원됐다.

더불어 사치와 과다한 과세 등으로 국민들의 신임을 얻지 못해 단두대에서 처단된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기리는 종, 창작에 골몰하던 작가가 차(茶) 집사를 부르고, 오선지에 악보를 그리던 음악가가 잉크 심부름하는 하녀를 부르는 용도로 쓰던 종 등 『종소리, 세상을 바꾸다』에는 역사, 종교, 예술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종은 전 세계에 널리 분포돼 있고 각각의 문명이나 나라에 따라 뚜렷한 문화적 차이를 갖는다. 종을 둘러싼 신기한 전설도 많고, 역병이나 마법을 없애주는 특별한 힘과 영험이 있다고 믿는 이들도 많다. 이러한 종을 수집하며 저자가 갖는 생각은 하나다. “수집이란 물건에 다시 혼을 불어넣는 행위”라는 것이다.

■ 종소리, 세상을 바꾸다
이재태 지음 | 학이사 펴냄 | 288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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