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꽃’ 대신 ‘총’ 든 여성 독립운동가
[리뷰] ‘꽃’ 대신 ‘총’ 든 여성 독립운동가
  • 김용호 기자
  • 승인 2016.03.08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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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용호 기자] 조마리아, 박자혜, 이화림, 남자현…. 이들의 이름을 아는가? 우리는 안중근, 김구, 신채호, 윤봉길, 이봉창의 이름은 알지만 이들의 이름은 알지 못한다. 이들은 바로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신채호 선생의 아내 박자혜, 백범 김구의 비서 이화림, 그리고 영화 ‘암살’에서 조선 총독 암살에 가담한 저격수 안옥윤의 실제 인물 남자현이다.

대부분 ‘여성 독립운동가’ 하면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외치다 옥중에서 숨진 유관순 열사를 떠올린다. 그러나,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는 270여명 이상의 여성 항일투사들의 피와 눈물이 있었다. 『조선의 딸, 총을 들다』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독립유공자 대열에서도 푸대접을 받고 있는 여성 독립운동가 24인의 삶과 행적을 복원한 책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여성 투사들은 어머니나 아내이기 이전에 ‘치마를 두른’ 독립운동가였다. 그들은 만주 벌판에서 장총을 들고 직접 일제와 온몸으로 부딪쳤고, 총독을 암살하겠다고 권총을 들고 나섰으며, 비행기를 몰고 가서 일본 왕궁을 직접 폭격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비행사가 됐다.

그뿐만이 아니다. 하와이 사탕수수밭에서 피땀 흘려 벌어들인 일당을 기꺼이 독립운동 자금으로 내놓고, 자금을 구하기 위해 목숨 걸고 한밤의 국경을 넘나들었으며, 목이 터져라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는 열렬한 독립운동가였다. 혹독한 고문과 기나긴 옥살이 앞에서도 그들의 머릿속에는 ‘대한 독립’이라는 글자만이 맴돌았다.

‘꽃’에 비유되곤 하는 여성들이 이토록 치열하게 ‘꽃’ 대신 ‘총’을 든 배경에는 ‘못난 시대’가 있다. 엄혹한 시대 앞에서 여성들은 ‘총’을 들고 일어섰고, 일본 제국주의와 맞서 싸우다 스러졌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더욱 ‘독립운동=남자’라는 무의식의 편견에서 벗어나 조국 광복을 위해 헌신한 이들의 이름을, 업적을 기억해야 한다.

■ 조선의 딸, 총을 들다
정운현 지음 | 인문서원 펴냄 | 292쪽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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