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타는 것보다 아버님의 자전거를 타는 것이 더 행복하다
비행기를 타는 것보다 아버님의 자전거를 타는 것이 더 행복하다
  • 독서신문
  • 승인 2016.02.0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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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향기'

▲ 황태영 <대한북레터협회 회장 / 희여골 대표>
[독서신문] 가족을 위해 쓰며 가족의 행복을 가져다주어야 할 돈이 거꾸로 부모 자식간, 형제간 다툼과 분쟁의 씨앗이 되는 경우가 많다. 엄청난 부를 가지고도 하나뿐인 혈육과 아귀다툼을 하는 탐욕을 보게 되면 예전의 효자들을 떠올려보며 누가 더 행복할까를 생각해 본다.

삼국시대 오나라에는 맹종이란 효자가 있었다. 어릴 때 아버지를 여의었고 늙으신 어머니는 병환으로 누워계셨다. 눈이 많이 오는 한겨울에 어머니가 갑자기 죽순을 먹고 싶다고 하셨다. 대나무 있는 곳은 다 찾아 다녔지만 아무리 찾아도 한겨울에 죽순이 있을 리가 없었다. 지친 맹종은 눈이 쌓인 대밭에서 병든 어머니를 생각하며 하염없이 울었다. 그러자 하늘이 감동했는지 눈물이 떨어진 그곳에 눈을 뚫고 대나무 죽순이 돋아났다. 기뻐하며 맹종은 어머니께 죽순을 드시게 했고 어머니의 병환은 말끔히 나았다. 맹종읍죽(孟宗泣竹)의 고사이다.

반의지희(斑衣之戱)는 늙어서도 어린아이처럼 때때옷을 입고 재롱을 피우며 부모님께 효도한다는 뜻이다. 춘추전국시대 노래자는 70세의 노인이 된 후에도 알록달록한 색동저고리를 입고 부모님께 재롱을 떨었다. 그래서 부모님은 자신이 늙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고 아들의 재롱을 보면서 나이를 잊고 지냈다. 노래자는 부모님 진지를 손수 갖다 드렸고 부모님이 식사를 다 드실 때까지 마루에 엎드려 있었다. 때로는 물을 들고 마루로 올라가다가 일부러 자빠져 마룻바닥에 뒹굴면서 앙앙 울기도 했다. 부모님께 아기 때의 모습을 연상시켜 즐거움을 주기 위함이었다.

서진 때 왕상은 어머니를 여의고 계모와 살았다. 그녀는 성품이 자애롭지 못하여 자주 왕상을 헐뜯고 괴롭혔다. 왕상은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마구간 청소 등 궂은일을 도맡아 했다. 비바람 치는 날 계모가 뜰 앞의 벚나무를 지키라고 했을 때 그는 나무를 껴안고 통곡을 하기도 했다. 엄동설한 어느 겨울 몸이 편찮으신 계모가 갑자기 생선을 먹고 싶다고 했다. 왕상은 강에 가서 얼음을 깨고 며칠 동안 낚시를 드리웠으나 고기를 잡지 못했다. 마침내 왕상은 옷을 벗고 얼음 속으로 뛰어 들어가려고 했다. 그때 얼음이 녹고 잉어 두 마리가 튀어나왔다. 사람들은 왕상득리(王祥得鯉)라고 그 효를 칭송했다.

동한시대 황향은 9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를 극진히 모셨다. 더운 여름에는 베개에 먼저 부채질을 하여 시원하게 한 후 아버지에게 드렸고, 추운 겨울에는 자신의 몸으로 이부자리를 먼저 따뜻하게 한 후 주무시게 했다.

예전과 지금은 생활 방식이 너무나 달라 행, 불행을 단순비교하기가 어려울지 모른다. 그러나 사람의 도리나 근본은 다를 바가 없다. 업무실적이 안 좋을 때는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음식 맛도 없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음식이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반가운 친구와 한잔 할 때는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마셔도 달다. 술이 좋아서가 아니라 마음이 좋기 때문이다. 행, 불행은 물질의 화려함이 아니라 마음의 평화에서 온다. 이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가 않을 것이다.

‘진짜 옥이냐 가짜 옥이냐’만 따진다면 다이아몬드도 가짜 옥이 된다. 가치의 중심을 무엇에 두느냐에 따라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 행복의 기준을 재물의 다과에 둔다면 가족간 철천지원수가 되더라도 재산을 많이 차지하는 사람이 행복할지 모른다. 그러나 마음의 평화에 둔다면 맹종, 노래자, 왕상, 황향 같은 효자가 재산 다툼하는 부자보다 훨씬 더 행복할 것이다. 먹고 싶은 것이나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자신보다 부모님을 먼저 생각했다. 먹지 않아도 배부르고 갖지 않아도 만족한 사람보다 더한 부자가 어디 있겠는가? 많은 부를 쌓아야 행복한 것은 아니다.

선침온금(扇枕溫衾), 베개를 부채질하고 이부자리를 먼저 덥힐 사랑의 마음만 갖는다면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다. 비행기보다 더 타보고 싶은 것이 어릴 적 아버님이 태워주시던 자전거인 것을 보면 세상에는 분명 돈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다. 재물을 탐하는 법만 가르치지 말고 마음을 평화롭게 하고 주위를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추운 겨울날이면 때로 보름달이 파랗게 보일 때가 있다. 날씨가 차가워서가 아니라 세상이 차가워서이다. 다시금 모두에게 따뜻한 보름달이 뜨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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