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mas Hardy의 “거울을 들여다본다 (I look into my glass)”
Thomas Hardy의 “거울을 들여다본다 (I look into my glass)”
  • 노익희 기자
  • 승인 2016.01.19 0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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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현 교수의 영미문학 산책
2015년 영어 임용고시기출 시분석 “응답하라 1988”의 마지막 회는 처음 등장인물이 고등학생이었던 1988년에서부터 시작하여 20년 이상을 건너뛰어 현재 40대 중반이 된 주인공들의 회상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했다. 88학번인 나는 이 드라마에 빠져서 울면서 웃으면서 열심히 보았고, 이야기 사이사이의 삽입곡을 모두 따라 불려가며 보았다. 현재 사십대 중반이 된 덕선이와 택은 자신들의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만약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젊고 태산 같았던 부모님”을 만나고 싶다고 거듭 두 번씩이나 덕선이는 대사를 이어갔다. 그리고 “흐르는 세월을 어떻게 하겠느냐”며 세월의 흐름에 복잡하고 슬픔 마음을 드러내었다. 나는 1988년에 대학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 이 후 부모님과는 거의 떨어져 살았었다. 내가 결혼하던 날, 한껏 꾸미신 부모님에게서 세월의 흔적을 살짝 보았을 때, 눈물이 났었다. 지금은 그 날 보다 20년이 흘렀다. 그리고 지금 거울을 보면서 내 얼굴에 나타난 세월의 흔적을 느끼며 서글프면서 설명하기 힘든 마음에 눈물이 나온다. 영시에서도 늙어갊(aging)에 대한 서글픔을 진솔하게 표현한 시가 있다. 하디의 시 “거울을 들여다본다 (I look into my glass)”에서 바로 내가 느낀 경험과 비슷한 상황이 시 속에 등장한다. 나는 거울을 들여다본다메마른 피부를 바라보며말한다 “내 마음도 얇게 쪼그라들었으면 좋으련만“ 그렇게 되면 사람들의 마음이 냉정해도, 난, 괴롭지 않아평정함으로 끝없는 쉼을 홀로 기다릴텐데 하지만 날 슬프게 하는 시간은일부는 훔쳐가도 일부는 그대로 남겨한 낮의 두근거림으로 부서질 듯한 몸을 저녁엔 뒤흔든다. I look into my glass, And view my wasting skin, And say, “Would God it came to pass My heart had shrunk as thin!”For then, I, undistrest By hearts grown cold to me, Could lonely wait my endless rest With equanimity.But Time, to make me grieve, Part steals, lets part abide; And shakes this fragile frame at eve With throbbings of noontide. 1840년에 태어난 하디는 1870년부터 그의 마지막 소설인 “무명인 주드 (Jude Obscure)” (1896년)을 쓴 소설가이다. 그의 소설들은 대부분 운명의 덫에 걸려 결국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이다. “무명인 주드”를 끝으로 하디는 스스로 비극적 스토리 텔러로서의 펜을 꺾는다. 즉 19세기 소설가로서의 역할을 마감한다. 그리고 20세기가 도래했을 때는 시인으로 자신의 위치를 다시 자리매김한다. 사실 하디는 평생에 걸쳐 시를 쓴 시인이었다. 그리고 시 속에서 비극적 운명을 조용히 그리고 담담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작품 속에 보여준다. 이 시에서도 세월의 흐름이 가져주는 늙어감은 다름 아닌 인간 소외와 관련 있다. 늙어감으로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는 무관심에 상처받기 때문에, 육체가 시들어가듯이 마음도 마찬가지로 무뎌져서 더 이상 아파하지 않기를 바란다. 주변의 반응에 상처받지 않은 냉정한 마음이 되기를 바라는 상처투성이의 늙은 하디를 보여준다. 어떤 이가 말하기를 “내가 십대 일 때, 다른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항상 신경을 썼다. 나이 사십이 넘어서야 다른 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내 나이 육십이 넘었을 때 아무도 나에게 관심 갖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라고 솔직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처럼 세월의 부정적 힘은 인간에게 결국 외롭고 지친 육체를 가진 상황으로 몰고 가서, 젊은 시절의 아름다웠던 외모를 빼앗아 버린다. 자신을 향한 사람들의 무관심과 냉정함에 상처 받지만, 이 상황을 의연하게 견딜만한 강력한 무딘 감정을 애써 만들려고 애쓴다. “날 슬프게 하는 시간은 육체를 훔쳐가도, 젊은 마음을 그대로 남겨”라는 표현에서처럼 세월은 우리의 신체를 빼앗아가지만 과거의 추억과 상처는 마음속에 그대로 남겨준다. 하디는 시간의 강력한 영향력에 의해 노쇠한 육체와, 여전히 젊은 시절 못지않게 뛰고 있는 마음을 모순적으로 그려낸다. 그리고 이 필연적인 늙어감에 대한 인간사 공통적 슬픔을 시인은 담담히 인정하면서 극복하고자 한다.남정현 (숭실대 영문과 겸임교수, 티처메카 전공영어 담당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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