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영수 출판문화협회 회장 "책과 예술, 그림책이 한국출판 선두주자 돼야"
[인터뷰] 고영수 출판문화협회 회장 "책과 예술, 그림책이 한국출판 선두주자 돼야"
  • 한지은 기자
  • 승인 2015.10.12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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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수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독서신문 한지은 기자] 2015 서울국제도서전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 5일간의 짧았던 책 축제였지만 마음의 양식을 알차게 얻어갔던 시간이었다. 올해의 도서전을 돌아보고 내년의 도서전을 건너보며, 고영수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을 만나 2015 서울국제도서전에 대한 짧은 인터뷰를 나눠봤다.

-국내 최대 규모의 ‘서울국제도서전’을 주최하셨습니다. 2015 서울국제도서전만의 특색이나 자랑거리는?
이번 서울국제도서전은 메르스 사태로 인해 지난 6월에서 10월로 연기가 됐습니다마는 가을은 독서의 계절 아닙니까? 한글날이 있는 9일, 책의 날 행사가 있는 11일 등 연기는 됐지만 마침 상당히 독서하기 좋은 분위기가 조성된 때에 열린 것 같습니다. 이번 서울국제도서전은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지난 70년간 우리말과 글을 되돌아보고 어떻게 오늘의 대한민국이 만들어졌는가를 되짚어 봤습니다.

특별히 올해는 주빈국 이탈리아관이 상당히 크게 준비됐는데요. 이탈리아의 우수한 문화를 국내에 소개하는 각종 책과 그림들을 특별히 관심 있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번 도서전은 단순히 책만 보는 것이 아닌 ‘책과 예술의 만남’으로 준비해 책을 중심으로한 각종 일러스트와 디자인 용품, 북아트를 함께 만났습니다. 독자와 출판사, 일러스트 작가들이 함께 즐겼던 귀한 시간이었길 바랍니다.

-어떻게 ‘책과 예술’을 접목해 볼 생각을 하신 건가요?
세계 속 우리나라 출판에서 가장 강한 분야는 어린이 책, 그중에서도 그림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영상 문화는 한류 바람으로 많이 알려진 반면, 활자 문화는 제대로 알려지지 못하고 있는데, 이유인즉슨 다른 나라 사람들은 한글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림책은 영상 문화에 가깝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세계시장을 노리는데 있어서는 그림책이 가장 유력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의 구성에는 저자가 있고 출판사가 있고 그 사이에 많은 일러스트 작가들이 있습니다. 그 작가들을 이번에 전면 등단을 시켜 앞으로의 우리나라 출판을 더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200여 부스에 작가들의 상품, 솜씨, 재능을 담아 출판사 사장들이 보고 ‘아 이 사람 그림 참 좋다’라고 생각하면 이것이 출판에 접목될 수 있습니다. 일러스트 작가들도 출판사에 일일이 소개하지 않아도 이곳에서 많은 편집인들과 만나는 계기가 돼서 이런 일러스트 작가와 출판사의 만남을 통해 좋은 출판 기획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볼로냐 라가치상도 전 부문에서 모두 수상하지 않았습니까? 해마다 많은 작품이 수상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일러스트 작가들의 실력이 세계적이라는 의미이고, 이것이 책 속에 나온다면 전 세계 출판 시장에서도 우리 책이 굉장히 영향력 있어질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이번 도서전에 예술 쪽을 끄집어냈고, 앞으로 개최될 도서전에도 북아트관을 더 확장해나갈 계획입니다.

▲ 2015 서울국제도서전 아트 부스

-이 행사를 통해 꼭 얻고자 했던 성과나 목표, 아쉬웠던 점이 있으시다면?
현재 출판 상황이 너무 어렵습니다. 거리 위나 지하철 안에서도 모두 스마트폰에만 빠져있습니다. 눈이 세 개라면 하나 정도는 책에 달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모든 시선이 화면들에만 집중돼 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정보는 단발적인 정보들입니다. 삶이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하는데 지금 사람들은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번 도서전을 통해 얻고자 했던 것은 많은 사람들이 여러 책을 만나고, 심지어는 책을 까먹고 있던 사람들이 ‘아 맞다. 책이 있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도서전에서 책에 대한 인식과 생각을 일깨우면서 독자들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좋은 책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국가적 재난인 메르스 사태로 인해 이미 유치해놓은 출판사들을 상당 부분 돌려보내는 작업을 해야 했고, 180개 부스를 커트해야 했다는 점입니다.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독자들을 만나길 고대하던 많은 출판사들과 더 많은 책들을 만나고 싶어하는 독자들에게 너무나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1층에서 편하게 모셔야 하는데 어쩔 수 없이 3층까지 모셔야 했던 점과 특히 단체 관람으로 오는 많은 어린이에게도 불편함을 드려 대단히 죄송스럽습니다. 대신 내년 도서전은 태평양관과 대서양관까지 확장해서 더 크게 개최할 예정입니다. 올해의 불편하고 모자랐던 점을 널리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하나둘 줄어가고 있는 이런 때에 책을 읽어야 하는 예비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당부의 말씀은?
사람들이 정보나 지식, 지혜를 얻는 데에는 TV, 영화, 인터넷 등 여러 채널이 있지만, 책이 주는 깊이는 따라올 수가 없어요. 저자가 말하는 것을 깊이 있게 음미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책을 통해서 밖에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책은 그야말로 작가가 자신의 일생을 통해 경험한 것을 토해낸 작업의 결과물입니다.

다른 미디어가 줄 수 없는 깊이와 폭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놓치고 사는 사람들은 굉장히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설령 우리가 하버드를 못 가고 서울대를 못 가도 책을 읽는 사람들은 그 인생이 다릅니다. 무조건 암기식 교육으로 좋은 대학이나 직장을 간다고 성공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죠. 자신의 인생에서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지혜, 지식, 삶의 깊이가 담긴 책을 읽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가깝게 할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에서 제대로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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