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 이광수의 『무정』 재판본 발굴
국립중앙도서관, 이광수의 『무정』 재판본 발굴
  • 한지은 기자
  • 승인 2015.09.1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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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있는 자료가 전혀 없다고 알려진 희귀본
▲ 『무정』 재판본 본문(왼쪽)과 표지

[독서신문 한지은 기자] 국립중앙도서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장편소설인 춘원 이광수의 『무정(無情)』 재판본을 최근 구입 수집했다고 밝혔다.

『무정』 단행본은 1918년 신문관(新文館)의 1,000부 발행을 시작으로 일제강점기에만 여덟 차례 판을 거듭할 정도로 당대 최고의 베스트셀러이자 문학사적으로도 큰 획을 긋는 귀중 자료이다. 그러나 현재 유일하게 남아있는 초판본(한국현대문학관 소장)은 표지가 누락되는 등 일부가 훼손돼 실제의 장정 모습을 알 수 없다.

이번에 입수한 재판본(1920년)은 남아있는 자료가 전혀 없다고 알려진 희귀본으로, 표지를 비롯한 책등, 속표지, 본문, 판권지 등의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그동안 ‘창조’ 3호(1919년 12월)에 게재된 『무정』 재판 광고를 근거로 발행사를 광익서관으로 추측했으나, 이번 재판본의 출현으로 실제는 초판과 같이 최남선이 설립한 신문관에서 발행했고, 1922년(3판)에서야 광익서관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무정』 초기 발행본은 현존 자료가 극히 드물어, 초판이 1책, 3판이 국외(미국)에 1책, 4판(1922년)과 5판(1924년)이 국내에 각 1책씩 남아있다. 이런 상황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재판본은 관련 연구자들에게 매우 소중한 자료이다.

또한 훼손된 초판을 온전한 모습으로 복원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으며, 초판과 동일한 발행자, 면수, 판권지 형태, 가격 등으로 미뤄 볼 때 초판의 장정과 표지 또한 재판과 같았을 것이라 유추할 수 있다.

특별한 디자인 없이 표제, 작자, 발행사를 반듯한 한자로 인쇄한 타이포그래피 방식의 표지는 매우 단아하고 정갈한 이미지를 풍긴다. 당시에는 소설이 딱지본과 같은 화려한 그림 위주로 장정, 대중성을 확보했으나 『무정』 재판본은 세련된 장정으로 근대소설의 면모를 일신했다.

춘원이 1917년 1월 1일부터 6월 14일까지 126회에 걸쳐 매일신보에 연재한 장편소설 『무정』은 낡은 체제를 해체하고 새 질서를 받아들인 주인공을 통해 연애관, 새로운 결혼관을 제시하는 등 계몽성과 반봉건성 등의 근대의식을 표방하고 있어 문학사적으로 기념비가 되는 작품이다.

이번 『무정』 재판본의 수집은 우리나라 근대변혁기의 소중한 지적 문화유산을 수집․보존하고 관련 연구를 지원하고자 지난해 설립한 국립중앙도서관 근대문학정보센터의 자료 확충 과정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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