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도서관 꽃'의 사각지대와 매너리즘
[특별 기고] '도서관 꽃'의 사각지대와 매너리즘
  • 한지은 기자
  • 승인 2015.07.30 18: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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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남선 사서
[독서신문] 이용자와의 대면접촉을 통해 도서관 자료를 서비스하는 직원을 보통 '현장사서'라고 표현하는데, 그 하루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골룸의 목소리' 같은 아주 작은 소리로 시작한다. 몇 년 만에 서비스 부서의 현장사서로서 담당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는데,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애달픔을 체감하고 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민서비스 부서가 아닌 곳에서 근무할 때는 늦은 시간까지 야근을 해도 하루 정도 일찍 귀가해서 휴식을 취하면 그 다음날에는 피로감을 느끼지 않았다. 그런데 서비스 부서에 온지 불과 6개월 만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정상퇴근을 하고 있음에도 피로감이 계속적으로 누적됨을 느끼고 있다.

나의 하루를 세심하게 관찰해 보았다. 사서의 현장인 자료실에 들어서는 순간 경직되는 것을 가장 먼저 느낀다. 안내데스크에서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그냥 앉아 있어도 심적 부담은 나의 모든 신경을 긴장시킨다. 이용자와 눈이 마주치면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오면서 가슴이 답답하다는 것을 느낄 만큼 나의 신체리듬이 변화되고 있다.

이용자가 안내데스크로 다가오면 일단 '작은 목소리'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먼저 목에 힘을 주는 긴장감이 시작되고, 주변 이용자들에 대한 눈치와 불안감은 말초신경까지 예민해지게 만든다. 상담이 많은 날은 이놈의 '골룸의 목소리' 때문에 목구멍이 묵직해지면서 뭔가 뭉쳐 있는 것 같은 현상을 느낀다. 심할 경우에는 목 근육통으로 물리치료를 받아야 할 때도 있다.

자료실은 불특정 다수가 매일 이용하는 곳으로 자료, 이용공간, 직원, 이용자와 이용자 간의 다양한 갈등이 발생할 여지가 많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고 알면 알수록 능숙한 대응에 대한 두려움이 오히려 커지는 것을 느낀다. 어느 날부턴가 그런 부담과 긴장의 연속은 익숙함에서 오는 자신감보다는 나의 근무시간 동안 어떤 일도 벌어지지 않길 바라는 묘한 심정이 앞섰다.

현장에서 가장 힘든 것은 이용자 관리다. 공공장소에서 당연히 지켜야할 질서나 예의를 지키지 않는 이용자들이 의외로 많다. 신발을 벗어놓고 종이를 자료실 바닥에 깐 후 맨발을 그 위에 올려놓거나, 양말을 반쯤 벗고 이용하는 이용자에게 다가가서 제지하기 위한 용기를 내기까지 심리적 부담이 정말 크다.

서비스 부서에 근무하는 기간은 '민원제기 대상 1호'라는 부담과 언제 어디서 어떤 민원이 발생할지 모르는 긴장감과 불안감을 항상 안고 있다. 단 한 건의 민원이 발생하더라도 잘잘못을 떠나 배신감, 상사와 동료 간의 신뢰, 이미지 손상에 대한 자존감의 상실은 마음의 상처로 오래 남는다. 당연히 다음엔 기피하고 싶은 부서가 된다.

'도서관의 꽃은 서비스다'라는 철학이 담긴 어떤 사서의 말이 생각난다. 아무리 생각해도 서비스 부서의 사각지대인 민원인과의 갈등, 두려움과 스트레스, 낮은 부서 서열, 낮은 성과 평가 등에 대한 인식전환을 위한 적극적이고 실천적인 제도가 필요하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민원부서는 '오늘 하루도 아무 일이 없었다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칭찬해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 복남선 한국사서협회 부회장(국립중앙도서관 사회과학실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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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2017-08-29 00:41:20
예전에 나의학창시절에는 도서관이 학업의연장선에서
이용하곤했는데 요즘은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로 굳이 책을 가까이하지않는 사람들도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얻을수있는 서비스공간이되어
무척이나 기쁨니다 그러나. 좋은환경에도 이용자의 남을 배려하지않는 행동이 가끔씩 눈살을 찌프리게하는것을 보면 일일이 응대하시는 직원분들이 얼마나 힘들까
생각이듭니다 너무나도 이기적인 사회에서 조금씩만
남을 생각할수있는 여유로움을 갖는다면 얼마나 풍요로로워 질까요? 내앞에서 열심히일하고 계시는 직원들도 한가정의 자식이자 형제이자부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