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生産)적인 사람들 이야기
생산(生産)적인 사람들 이야기
  • 독서신문
  • 승인 2015.07.1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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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익희의 세상 보는 눈

▲ 노익희 대표
[독서신문] '생산적 복지'와 '소비적 복지'라는 말이 일반적으로 들리는 지금은 '사회적 기업'과 '마을 기업'이 붐을 일으키고 복지에 관한 화두로 어디서나 갑론을박이 끊이질 않는다. '생산적'이란 그것이 바탕이 되어 새로운 것이 생겨나는 것으로 똑 같은 돈을 쓰더라도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이 생겨나니 그만큼 또는 그것 이상으로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야 빨리 받아야 하니 '소비적 복지'가 더 현실적이고, 미래를 생각하는 이들은 '생산적 복지'를 선호하지만 언제나 현실이 녹록치 않다.

생산적 언어의 일례를 들어 보면 이렇다. 아테네의 한 용병대장이 스파르타와 힘든 전쟁을 준비하고 있을 때 아테네 시민들은 이미 힘이 다 빠졌었다. 그때 그 대장이 힘찬 목소리로 시민들에게 이렇게 말햇다. "저는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을 여러분들께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승자는 모든 것을 얻고 승자는 누릴 수 있는 모든 평화와 혜택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패자가 된다면 반대로 모든 것을 잃게 되고 승자에게 머리를 숙이고 무릅을 꿇고 비겁하게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우리 뿐 아니라 우리의 자손까지 그렇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가족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한다면 나와 같이 나가서 싸웁시다!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제가 앞장 서겠습니다."

앞장 서는 이가 있을 때, 또 그의 의견이 정당하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리더라고 평가될 때, 무조건이 아니라 궤도를 수정해 가면서 따를 수 있어야 더 큰 발전이 있다고 생각되는 시기다. 모든 경우가 아테네의 경우와 같지는 않겠지만 탁월한 리더들과 정당한 구성원들이 있다면 그리 하는 것이 나와 그들과 모두를 위한 과정과 결과의 통합책이 될 것이다. 아테네 시민을 이끌고 치른 그 전쟁의 월계관은 아테네의 것이 되었다.

우리가 겪어본 경험으로 보면 낮은 신분이거나 보통사람으로 지낼 때는 그렇지 않다가도 최고의 권력자가 되어 모두가 자기에게 존중할 수밖에 없는 지위에 오르고 나면, 일체 남의 말은 듣지 않고 독불장군이 되어 '만기친람(萬機親覽)'이라고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게 되고, 자신이 직접 처리하지 않고는 아무도 믿지 않아, 끝내는 되는 일도 없이 수렁에 빠지는 불행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반대의 예로 『목민심서』에 나온 다산 정약용의 말을 빌자면 '한지가 감사가 되어서는 날이 밝기 전에 세수하고, 관 쓰고 도포입고 나아가 앉되, 종일토록 몸이 기울거나 비틀리는 일이 없었다'라고 해서 한지의 몸가짐과 바름을 칭찬했다.

한지가 감사가 되어 언제나 막빈(幕賓)들이 아침 인사를 오면 아침술을 돌린 다음에는 "내가 어제 했던 일 가운데 무슨 허물은 없었던가요"라고 물었다. 막료들이 "없었습니다"라고 대답하면, 그가 정색하고 말하기를 "세 사람이 길을 함께 가도 반드시 스승이 있거늘, 십여 명의 의견이 어찌 반드시 내 의견과 똑같을 것인가? 제군은 어서 말하라. 말해서 옳다면 좋을 것이요, 그르다면 서로 논란을 다시 하여 깨우치는 바가 없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런 질문을 매일 하니 여러 막료들이 미리 의논해가지고 들어가 말하였다. 그들의 말이 과연 옳다면, 비록 매우 중요하여 고치기 어려운 일일지라고 번연히 자기를 버리고 그에 따랐다. 한지는 "천하의 일은 한 사람의 능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감사의 직책을 수행하면서도 남의 의견을 경청해 생산적으로 만든 이가 있고, 일국을 통치하면서도 소비적으로 만든 경우가 역사적으로 많다. 생산적인 언어와 행동으로 리더가 이끌 때, 다수가 따른다면 더욱 생산적으로 만들어지리라. 생산적 신념과 그런 경청에 의해 성공을 달성해야 하는 시대다. 한지는 한태동(韓泰東)이라는 학자의 아들로 짧은 생애를 살았지만 참으로 훌륭한 지방관의 모범을 보였던 목민관이었다.

/ <참교육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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