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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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신문
  • 승인 2015.06.1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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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숲

                                                정 서 영

엄마!
이곳은 괜찮아요
창문 너머 석류나무 잘 있어요 
장롱도 장독대도 부엌도 잘 있어요
핑크빛 이불 위 엄마의 나비도 아직 거기 있고
베갯잇 위 목단꽃도 그대로 피어있어요
엄마가 부르던 노래를 들으며
펄럭이는 하늘을 가끔씩 올려다보지만
백 년 전 그때처럼 아무 일 없어요
엄마!
오늘은. 2월. 32일. 131℃.
엄마처럼.
봄비가 오고 있습니다.

-계간 <아라문학> 봄호에서

■정서영
○2005년 <리토피아>로 등단

■감상평
어머니에 대해서는 더 할 말이 없다. 어떤 어머니를 감동적으로 그려내도 사실 어느 누구의 어머니보다 더 감동적일 수는 없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감동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런 어머니가 갑자기 더 그리워질 때가 있다. 세상만사 모두가 그렇고 그런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일까. 아니면 모두가 홀홀이 떠나고 혼자 남아 쓸쓸해졌을 때일까. 어머니는 세상에 오직 하나인 내 편이었다. 장성한 아이들도 슬하를 떠나고, 더 붙들고 살아야 할 것들이 점점 줄어드는 나이가 되면, 어머니는 더 간절하게 다가온다. 어머니가 아니 계신 땅에도 봄비는 내리고 있다. 내가 없는 세상에도 천연덕스럽게 봄비는 내리지 않을까.
/ 장종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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