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na의 informal langu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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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신문
  • 승인 2015.06.0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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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일산정(秋日山情)'

[독서신문] 20세기 후반 모더니즘 반발로 기존 개념들을 해체시켜야 한다는 인식은 해체주의로 나타난다. 해체라는 용어는 데리다가 사용한 deconstruction을 번역한 것으로 해체주의란 기존의 개념과 질서에 대해 회의하며 그 체계를 뒤집어 해체시킨다는 이론으로 반(反)구조, 파괴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 해체시는 실험시, 표현시, 非詩, 反詩, 형태시, 텍스트시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해체주의는 이성 중심 세계관의 허상을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새로운 삶의 세계를 지향하는 일종의 지적 반란이다. 해체주의는 “황폐한 시대의 현실 억압 그리고 물신주의에 대항하는 자아의 방법적 싸움(장석주), 삶의 구조와 언어의 구조는 필연적인 관련성을 지닌다(이윤택), 80년대는 이중 부정의 문제를 안고 있다(구모룡)” 등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해체는 한 시대를 의미하는 용어가 아니라 몰락해가는 순수한 인간 정신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들어있는 문화현상이라 볼 수 있다. 즉 해체시는 과격한 전위성과 실험성을 바탕으로 기존질서에 대한 부정과 거부이며 권위의 해체라 할 수 있다.

해체시는 부서져 파편화된 인간성과 인간성이 상실된 순수정신의 황폐화, 파편화된 현실을 변혁하기 위한 역동적 정신이 발견해 낸 응전의 방식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해체시는 그동안 우리가 굳게 믿어왔던 진리와 선과 악에 대한 믿음을 근본적으로 부정한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언어로 표현한다는 역설을 상징적으로 가지고 있는 시학인 것이다.

이와 함께 도구화된 이성, 태양 중심주의, 권위주의, 부권중심 사회의 허상들이 무너지고 녹아내리는 SNS사회 속에 살아가면서 보이는 일상에서의 언어 파괴는 다른 한편으로 소소한 즐거움을 주고 있다. 아래 글은 카카오스토리 친구인 인사동 동양다예에 계신 海雲 님의 글이다.

덩말 상대에게 상처받을만한 말을 햇엇던게 만앗엇는데 그럼때마다 제마음이 더 아프더네요... 말하기전에 잠간을 생각의시간을 하도록 노력해야겟네요. 감사합니다 욜시미 살겟읍니다 ~

어디로 가는것 조차 집착도 떠나세요. 내가 누구며 안들 무엇하겟나요? 삼라만상 이 다 공 한것을요...... 서잇는곳이 정답입니다. _()_ 수처작주 입처개진                                -海雲

그동안 믿어왔던 인식과 도덕에 대한 회의가 극한에 달하면 반드시 언어를 의심하게 된다. 언어는 더 이상 명석하고 판명한 전달을 할 수 없으며 또한 현실을 완벽하게 재현해 낼 수 없다는 불신에서 전통의 형식 파괴, 권위와 저자의 해체가 가속화된다. 위 글은 중심에 대해 야유하는 반 중심주의로 중심의 기능을 해체하고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

중심은 근대 이성을 이끌어 온 핵심 사유로 견고한 권력과 힘이었다. 감옥, 학교, 병원, 군대 등을 만들어 무의식, 욕망, 광기 등을 억압한 것은 이성이었다. 이성의 논리인 Apollon의 formal language를 거부하고 Luna의 informal language를 구사하고 있는 모습에서 내적 주관성을 발견할 수 있다. 소소한 일상을 펼쳐놓고 차 한잔할 수 있는 시간을 기다려본다.

/ 편집위원 검돌(儉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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