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Cancer)은 어떻게 생기나
암 (Cancer)은 어떻게 생기나
  • 독서신문
  • 승인 2015.06.0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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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야기'

▲ 암의 특징과 진행 과정

[독서신문] 백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암이 어떻게 발생하는 지를 이해하고자 수없이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에 매진했고 수없이 많은 가설들이 쏟아졌다. 바이러스가 일으킨다고도 했고, 부패한 유해 물질이 암을 일으킨다고도 했다. 환경 오염, 스트레스 등 암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꼽힌 것은 무수히 많다. 그런데 이들 중 어떤 하나도 암의 발생 과정을 꼭 집어 말하지는 못한다. 일부는 맞지만 정확히 맞지 않는 답과 같은 것?  사실, 답은 유전자에 있다.

암세포에서 일어나는 무한 증식, 혈관 침투, 전이, 안착 등 수 없이 많은 변화들은 사실 엄청나게 많은 유전자가 돌연변이됐을 때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되는 그 첫 번째 과정이 암을 일으키는 지 아닌지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암은 유전체 불안정성 (Cancer is a disease of genetic instability)의 질병이라고 단언적으로 정의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이리 많은 유전자들이 변할 수 있을까? 즉, 유전체 불안정성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세포 성장이라 불리는 세포 분열 (mitosis)는 하나의 딸 세포가 똑같은 유전 정보를 가지는 두 개의 세포로 나뉘는 것이다. 따라서, 정상 세포의 세포 분열에서는 유전체 안정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DNA의 복제는 오류 없이 일어나야 하고, 오류가 있었을 때는 잘 고쳐져야 하며, 오류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면 성장하는 세포에서 세포 주기(cell cycle)는 오류를 고치기 위해 앞으로의 전진을 잠시 멈추는 검증 시계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분열기 전에 풀려진 DNA는 더 이상 꼴 수 없을 정도로 꼬여 염색체를 이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엄청난 길이의 진핵 생물의 유전자가 딸세포에 똑같이 나뉘라는 보장이 없다.  혹시라도 문제가 고쳐지지 않았고 그 세포에 돌연변이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면 그 세포는 죽음을 선택하여 돌연변이가 딸세포에서 증폭되지 않도록 한다. 이토록 엄청난 시스템이 함께 하모니를 이룰 때 유전정보의 안정성은 담보된다. 크게 나눠 다섯 가지의 세포내 도메인이 유전 정보 유지에 가장 필수적이라고 한다. 이 도메인에 돌연변이가 생긴다면?  세포의 돌연변이율은 백만배 이상 높아질 수 있고, 암세포가 될 수 있는 조건을 갖게 된다.

암발생의 기원은 어쩌면 노벨상 수상의 이력을 설명하는 과정과 맞물려있다고 하겠다. 생명 현상을 이해하고자 한 것이 암의 발생 과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암의 유전체 불안정성의 특징을 알게 되면서, 또 나아가 염색체 불안정성의 특징을 알게 되면서 현재 암을 다스릴 수 있는 많은 치료법이 개발됐다. 더 중요한 것은, 초기에 암을 진단할 수 있는 좋은 방법들도 고안됐다는 것이다. 이제는 이런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환자 맞춤형 항암의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과학자들의 연구 성과들이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 하는 인류의 꿈을 조금씩 실현시키고 있는 것이다. 암은 늘 변신하므로 완전히 생명체에게서 떨어질 수는 없겠으나 과학의 발전으로 다스릴 수는 있다. / 이현숙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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