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다시 독일이다
취업과 연계될 수 있는 유학을 하자!
이제는 다시 독일이다
취업과 연계될 수 있는 유학을 하자!
  • 한지은 기자
  • 승인 2015.05.22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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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정 함부르크 총영사 특별기고]

장시정 함부르크 총영사가 한국 청년들의 취업난 해결 방안을 담은 칼럼을 보내왔다. 장 총영사는 지난 1981년 제15회 외무고시에 합격한 뒤 주 독일 공사 참사관, 한국국제협력단 국제협력이사, 주 카타르 대사, 주 오스트리아 차석대사를 거쳤다. 2012년에는 카타르 국왕으로부터 수교훈장 수훈(受勳)을 받았다. /편집자 주

▲ 장시정 함부르크 총영사
우리는 독일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나라의 규모, 정치, 사회, 경제, 학문, 과학기술 등 제반 분야에서의 높은 수준, 그리고 두 나라의 긴밀한 관계로 볼 때 독일에 관심을 두는 게 좋다. 학생들도 독일에서 공부할 때 취업면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지난 3월에 대구보건대에서 특강을 한 적이 있다.

젊은이들이 독일로 눈을 돌리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 바로 청년들의 취업난을 해소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 본인은 70년대 학번이었는데 지금보다는 졸업자들의 취업 상황이 좋았다. 당시는 우리 경제가 한창 커갈 때였다. 심지어 여러 군데에서 제의를 받고 골라서 가는 경우도 있었다. 젊은이들의 취업난은 그리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국가는 부강해졌는데 오히려 젊은이들은 취업이 잘 안 된다. 이런 현상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면 좋겠고, 바로 독일이 취업과 연계할 수 있는 적절한 유학 대상 국가다.
 
◆ 절대인구 수 줄어들어 해외에서 우수한 인력 영입 희망

독일은 절대인구 수가 줄어들고 있어 해외에서 우수한 인력이 영입되기를 희망한다. 일부 인력공급을 해외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지난 주 브레멘에 있는 독일 야콥스대학의 빈트(Windt) 총장과 2시간여 정도 이야기를 나누고, 교정도 돌아보고, 학생들의 운동시설, 기숙사, 식당도 답사하였다. 훌륭한 교수진에 최첨단 교육설비를 갖추고 있었다. 귀가 번쩍 뜨이는 말은 1,300명의 학생 중 3/4이 외국인인데 그들의 취업기회 확대를 위해 대학이 나선다는 이야기였다.
 
독일로 대학을 오면 미국과 달리 이곳에서 취업과 연결하는 것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에서는 해외인력이 필요하되 가급적 보편타당한 민주시민 의식을 갖추고 독일의 법과 제도에도 잘 적응할 수 있는 인재가 와주었으면 한다. 그렇다면 바로 독일에서 공부한 유학생들에게 우선적인 기회를 줄 수밖에 없다. 실제 비자나 고용허가 발급시에 예외적으로 우대한다.

야콥스대학은 영어로 수업을 한다. 그리고 3년 모든 과정을 마치는 동안 독일어도 배우게 되어 졸업 시에는 모두 유창한 독일어도 한다고 한다. 학비도 1년에 2만 유로 정도다. 학부생에게는 전원 기숙사가 제공된다. 미국 주립대의 학비 수준도 안 된다. 독일어 토대를 닦아 놓으면 독일 진출이 한결 쉬워진다. 학생 열댓 명을 교수 1명이 데리고 꼼꼼하게 지도를 한다. 빈트 총장은 무엇보다 실습을 겸한 수업을 통하여 외국인 졸업생들의 40%가 현지에서 취업을 하고, 나머지는 미국이나 영국의 유명 대학원으로도 간다고 밝혔다.

함부르크와 브레멘에 자리잡은 에어버스에는 가장 많은 취업자를 배출하는 대학이라고 자랑에 열을 올렸다. 취업박람회나 career service centre를 통하여 취업을 적극 도와준다. 미국에서는 비싼 학비를 내고 배워도 현지 취업과 연결되지 않는 것에 비하면 큰 장점이다. 이젠 한국에 돌아와도 취업이 보장되지 않는 미국 대학에 무작정 가는 것은 곤란하다. 최근 NYU의 학비는 1년에 78,000달러까지 올랐다.
 
◆ 독일서 공부하면 미국과 달리 현지 취업에 훨씬 유리

우리나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세계적인 독일의 직업교육과정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독일에서는 실업학교를 나와서 3년 과정의 직업교육을 받으면 도제가 된다. 여기에 소정의 추가훈련을 거치면 마이스터까지 갈 수가 있다. 이 직업교육과정은 기업과 정부가 협업으로 공부와 실습을 병행하는 이원적 시스템(Dualsystem)으로 운영된다. 독일은 중견기업이 강하다. 세계 2,734개 히든 챔피언 중 1,300여 개가 독일에 있다. 대학 재학 중이나 또는 대학까지 마치고도 직업학교를 가는 경우도 많다. 우리 한국학생들의 성공사례가 있다. 꽃을 가꾸든, 문짝을 만들든, 소시지를 만들든, 의료장비 제조나 치기공을 하든 확실하게 전문가로 성장하는 게 가능하다는 말이다.

직업학교에서 전문적인 직업기술과 소양을 배우고 졸업 뒤에는 독일에 남을 수도 있고 한국에서 더 많은 보수를 준다면 돌아가면 된다. 직업학교 입학시 맺은 기업과의 계약은 졸업과 동시에 종료되고, 자유의사에 따라 재계약을 하게 된다. 취업난을 걱정만 하지 말고 독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래서 대구보건대와 서울의 모교에서 특강을 할 때 독일어를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독일어를 배워 놓으면 독일에서 공부도 하고 직업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니 얼마나 좋겠는가.

한국 젊은이들의 취업에 협력해줄 수 있는 곳으로 함부르크 직업훈련소(HIBB)도 있고, 상공회의소(HK, Handelskammer)도 있다. 독일 내에서 인력조달이 부족한 직업군(망엘베루프, Mangelberuf)에 인력을 보충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중이다. 우리 총영사관에서 KOTRA 함부르크무역관과 협조해 작년에 첫 모집 시도를 하였는데, 역시 언어장벽으로 지원자가 많지는 않았다. 야콥스대학과는 달리 직업학교에서는 수업이 독어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 카타르 같은 중동 부국에도 눈을 돌려보자

카타르 같은 중동 부국도 좋다. 그곳에서도 근무를 하였는데 모자 왕비가 만든 교육도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조지워싱턴대학의 국제정치학, 코넬의대, 카네기멜론대학의 컴퓨터사이언스 등을 비롯하여 미국의 6대 명문대학 중 우수한 전공 학과를 선별해서 이곳에 들어와 있다. 카타르에서는 육체노동자들의 임금이 무척 낮지만 고급인력의 임금은 상당히 높다. 카타르에서 공부를 해도 현지 취업이 용이하다. 거기서는 영어만 하면 된다. 학비가 싼 편은 아니지만 졸업 후 현지에서 취업해서 4년 일하면 4년 학비를 면제해주는 등 현지 고급인력을 잡아두려는 정책을 쓰기 때문에 오히려 취업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고 말할 수 있다. 독일이든 카타르든 이젠 우리 학생들은 실리적으로 시야를 넓혀가야 한다.

독일은 다시 뜨는 강국이다. 나라의 견실함, 지적 수준, 기술수준 등에서 세계 넘버원이라고 한다면 과장일까. 독일은 인구적 변화 때문에 외국인력이 오는 것을 용인하는 분위기다. 이런 기회를 잡아야 한다. 30~40년 전에는 우리나라에서 광부와 간호사들이 독일에 파견되어 국가발전에 크게 기여한 바 있지만, 이젠 다방면에서 우수한 인력이 들어와야 한다. 그래서 우리 한국의 젊은이들이 독일에 와서 바람을 일으키면 좋겠다. 10~20년이 지나면 이런 기회도 없어질 수 있다.

◆ 고교에 독일어 강좌를 넣는 등 교육당국 지원 필요

구체적인 대책은 무엇일까? 우선 고등학교에 독일어 강좌를 넣어야 한다. 산업인력공단 같은 곳에도 이런 강좌가 필요하다. 특별반으로 하든지 정규반으로 하든지 독일어를 구사하는 인력을 길러야 한다. 독일어를 할줄 아는 인력을 양성하고 독일로 진출하게 하려면 교육당국 차원에서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 독일에서의 직업교육은 수업이 독일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중급 정도의 독일어는 필수다. 영어도 해야 하는데 뜬금없이 무슨 독일어냐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영어만 능사는 아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이제 다시 독일이다.
이곳 함부르크총영사관은 독일인만 상대로 외교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이든 쌍방향적으로 해야 더욱 효과적이다. 인적교류야말로 상호관계 증진의 초석이다.

<글=장시정 함부르크 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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