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인'이 부른 사월의 노래
'16인'이 부른 사월의 노래
  • 최석환 기자
  • 승인 2015.04.20 0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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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익희의 세상 보는 눈
▲ 졸업 42년 만에 다시 만난 장안초 20회 동기생들(좌로부터 윤일기 김창호 홍석재 임환영 채형기 손호석 고경민 노익희 백승훈 강미선 원승수 송은주 박선옥 김지현 김성산 총 16명)
[독서신문] 1964년 산레모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던 16세의 질리오라 칭케티는 노노레타(나이가 너무 어려요)를 불러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고, FIFA월드컵의 결승 토너먼트는 16강전부터 시작된다. 월드컵이 시작되면 16은 우리들의 꿈이 되고 이루어야 하는 희망이 되곤 한다. 러시아의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序曲(서곡)속에서 나오는 대포소리는 총 16번이 들린다. 대부분 중요한 책의 프롤로그는 16페이지부터 시작한다. 꼭 그렇지는 않지만 16이란 바로 그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사월이 오면, 복사꽃과 벚꽃이 흐드러지고 목련과 유채꽃이 마음을 적신다. 젊은 베르테르를 생각하고 사월의 노래를 부른다. 이어 사월의 바람은 마음의 골짜기를 들쑤시기도 하고, 흰 구름은 불붙은 마음을 가만히 덮어 준다. 마음을 적시는 사월의 노래는 이렇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물자절약운동으로 졸업앨범이 없어 42년 동안이나 만나지 못했던 초등동창들이, 강산이 네번이나 바뀌고 나서야 인터넷밴드를 통해 친구찾기를 통해 만나 느꼈을 16인의 회한의 감회를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었겠는가? 각자에 맞게 삶의 궤적을 만들어 내고 어른이 되기까지의 느꼈을 고뇌와 아픔은, 당당한 표범이 몇날 며칠을 동굴 속에서 배를 주리며 참다가 드디어 동굴밖에 나왔을 때 찰지고 빛나는 표범의 털을 보여주며 포효했을 때와 진배가 없었으리라. 매난국죽 중에서 국화의 담담한 향과 모습은 된서리에도 아픔과 슬픔을 이겨낸 보상이었을 것이다. 42년만에 만난 초등동기들은 다 자기애는 열등했지만 올바른 일을 행하고, 정당한 일에는 앞서겠다는 이기심을 가지고 있어 보였다. 어려운 시대에 태어난 이들이었으므로 2세들에게 물려 받았던 자산을 되물림 하기 싫은 이유가 있었으리라. 서로를 위해 주고 손을 잡은 16인의 그들이 부른 노래는 사월의 노래였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개절아"

리더는 항상 보고 느낀 것을 표현하고 기록하고 전달해 주어야 한다. 역사를 기록하고 남기는 것이 결국 더 멀리 함께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은 42년을 훌쩍 넘어 만난 그들을 보고 알 수 있는 것이었다. 합창하던 그들의 4월의 노래는 그들의 가슴과 마음속에 자리 잡고 더 큰 만남을 만들게 되는 진보의 동력이 될 것이다. 오래 참고 고민하고 상처받은 대부분의 행로를 걸어 왔었을 그들이었을 것이므로.

기승전결(起承轉結)은 한시의 구성법으로 기구에서 시상(詩想)을 일으키고 승구가 그 시상을 이어 받아 발전시키고, 전구에서 새롭게 전환하고 결구에서 여운을 남기며 끝맺는 구성법이다. 문장 구성에 있어서도 서론·설명·증명·결론과 같은 사단계의 구성으로 응용된다. 인생은 생로병사의 단계구성으로 이어진다. 태어나면 죽을 때까지 늙고 아프게 되어 있다. 계절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단계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우리 인생은 기승전결의 순서로, 또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만은 않는다. 하지만 원하지 않았던 그들의 그 삶의 여정들이 이제는 원하는 방향으로 인생의 결구를 맞았으면 좋겠다. 유월에 만날 그들은 또 어떤 노래를 부르게 될까? / <참교육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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