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美), 그 참을 수 없는 탐스러움
미(美), 그 참을 수 없는 탐스러움
  • 한지은 기자
  • 승인 2015.04.16 23: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서신문] 성형외과에서는 ‘상담을 시작한 후 5분 동안 한 번도 웃지 않는 사람에게는 수술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웃음이 없는 사람은 성형을 아무리 잘해도 예뻐지지 않기 때문이다. 성형외과의가 입을 모아 지적하듯, 많은 사람들이 성형수술을 자신을 예쁘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지팡이’로 오해하지만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어떤 위험과 무리를 감내해서라도 예뻐지고 싶어 한다. 외모가 연애와 결혼 등의 사생활은 물론, 취업과 승진 등 사회생활 전반까지 좌우하다 보니 외모를 가꾸는 데 많은 노력과 시간을 기울인다.

우리는 왜 이렇게 외모에 민감하게 됐을까. 왜 우리는 그토록 예뻐지고 싶어 하는 것일까.

이 책은 ‘아름다운 자기’를 창조하려는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과 미를 향한 욕망 속에 복잡하게 얽힌 아름다움의 심리를 본격적으로 탐색한 책이다. 정신분석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저자는 미에 관한 오래 지적 관심과 수십 년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아름다움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새롭게 정립하면서 아름다움의 본질과 의미에 대해 새로운 개안의 계기를 제공한다.

특히 정신분석학에서 진화심리학, 신경심리학, 신경미학까지 최신의 이론과 방법론을 총동원해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여성의 심리를 다각적으로 통찰함으로써 그간 사회 병리적으로만 논의됐던 미의 담론에 균형 잡힌 시각을 갖도록 해준다.

더불어 최신의 고고학적 증거와 고대 신화, 구전 동화 등의 고증을 통해서도 ‘아름다운 자기를 창조’하려는 인간의 노력을 재발견해내면서 아름다움을 향한 욕망을 다듬고 고양해나갈 가치가 있는 ‘아름다움의 자리’를 새롭게 찾아준다.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이 대중매체와 소비문화의 확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많지만, 저자는 최근의 사회문화적 압력과 별개로 아름다움은 인류가 시대를 초월해 추구해온 보편적 가치이며, 아름다워지려는 욕구는 건강한 정상적 충동임을 강조한다.

아름다움을 강화하려는 인류의 노력은 크로마뇽인보다도 더 앞선 5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네안데르탈인은 조개껍데기에 구멍을 뚫어 화려하게 조각하고 안료로 색을 입혀 목에 걸었으며, 복잡한 제조법에 따라 화장품 용기도 만들어 썼다. 초기 청동기 문화에서도 몸을 치장하는 데 쓰인 화장품, 왕관, 펜던트, 브로치 등의 ‘정묘한 장신구’가 발견됐고, 고대 미라에서는 치열을 교정하기 위해 쓰인 교정 장치가 발견되기도 했다.

인류 문명의 발상지인 고대 이집트에서도 눈화장을 위한 화장품, 주름과 흰머리, 상처를 가려주는 약품, 모발 제거용 면도기 등이 속속 발견됐다. 현대와 비견될 만한 미의 대한 이상적인 개념이 없었음에도 고대 여성들은 부와 권력, 성적 매력과 즐거움처럼 자신과 타인의 눈에 매력적으로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왔다.

완벽한 아름다움에는 대가가 따르고, 아름다움에는 끝이 있기 마련이다. 아름다움의 상실과 노화에 대한 논의로 마무리되는 이 책은 아름다움에 관한 여성의 심리를 다각적으로 통찰해볼 수 있게 하며, 아름다움이라는 끝없는 갈망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해줄 것이다.

■ 미의 심리학
엘런 싱크먼 지음 | 배충효 옮김 | 책세상 펴냄 | 372쪽 | 17,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