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기미술관에서 만난 '김환기의 뉴욕시대', 그리고 김환기
환기미술관에서 만난 '김환기의 뉴욕시대', 그리고 김환기
  • 정수진 객원문화기자
  • 승인 2015.04.1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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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정수진 객원문화기자] 우리나라 1세대 추상 회화의 거장, 김환기 화백이 완전 추상을 향해 도약하던 뉴욕시대의 전시가 서울 부암동 환기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김 화백은 일본 유학시절부터 전위적인 추상 미술을 시도했다. 그리고 파리에 머물던 1950년대에 이르러 산, 달, 매화, 달 항아리 등 우리 민족의 아름다움을 주요 소재로 서정성에 집중했다. 한국 고유의 정서에 집중하던 김 화백은 새로운 예술미를 실현하기 위해 홀연히 뉴욕으로 떠난다. 민족적 색채에서 나아가 보다 보편적이고 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회화를 추구하고자 한 것이다. 예술관의 변화에 따라 자연을 보여주는 방식에 있어서도 커다란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이때 이미 50세가 넘은 나이였지만 추상 회화에 더욱 집중하기 시작한다. 김 화백은 상파울로 비엔날레에서 수상한 63년부터 작고한 74년에 이르기까지 낯선 땅 뉴욕에서 예술혼을 불태웠다.

▲ 우규승 건축가의 드로잉 <사진출처=환기재단·환기미술관>

김환기 화백을 기리는 환기미술관은 경복궁역에서 버스를 타고 한참을 올라가고서 부암동 주택가 사이에 위치한다. 찾아가긴 힘들어도, 환기 미술관은 숨어있는 진주처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미술관 설계는 김환기 화백과 인연이 있는 우규승씨가 맡았다. 그는 김환기 화백과 왕래가 있었던 이로, 뉴욕시대 김 화백의 예술을 직접 접했다. 김 화백의 정신을 불어넣은 이 건축물은 요소마다 의미가 깊다.

▲ 미술관 전경 <사진출처=환기재단·환기미술관>

외관에는 화강암으로 둘러싸 한국성이 표현됐다. 특히 계단 모양은 산의 능선처럼 굽이굽이 이어지게끔 건축가가 유념한 결과물이다. 김환기 화백의 대형 점화를 보면, 캔버스의 점이 영원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영원성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계단도 처음과 끝 지점이 같은 환상형 계단을 활용하여 김환기의 영원성을 반영했다. 미술관이 지어진 장소는 급경사 지역으로서 원래 계곡이 흐르던 자리였기 때문이라 건물을 짓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래서 내부에 들어서면 실은 원래 1층이 지하처럼 보이고 2층이 1층처럼 보이게끔 하는 독특한 내부 건축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런 환기 미술관의 내부 공간 역시 김환기 화백의 작품을 최대한 고려하여 설계되어 있다. 3층으로 이루어진 본관의 벽은 주로 흰 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본관 1층과 3층의 전시실은 김환기 기획전 및 기타 기획전시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1층의 메인 공간에는 그리스의 정치 및 경제의 중심지 아고라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 전시관 내부 모습 <사진출처=환기재단·환기미술관>

내부 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사이마다 자연광이 통하는 특별한 창을 발견할 수 있다. 날씨에 따라 다르게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그 모습이 매일 다르다. 공간의 폐쇄성을 해소하기 위해 층마다 다양한 간접 일광을 도입한 것이다. 각 전시실과 중심 공간은 일련의 둥근 고리 모양의 환상체계로 연결돼있다. 이렇게 서로 교차된 설계는 관람객이 동선을 선택하게끔 한다.

<김환기의 뉴욕시대 : 추상정신과 숭고의 미학>展은 오는 6월 28일까지 서울 부암동 환기미술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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