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역시 누군가로부터 시작됐다, 연극 '학교괴담'
괴담 역시 누군가로부터 시작됐다, 연극 '학교괴담'
  • 오영선 객원문화기자
  • 승인 2015.04.0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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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학교괴담' 포스터 <사진제공=씨즈온>

[독서신문 오영선 객원문화기자] 중·고등학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묵혀둔 학교 괴담쯤이 하나씩 있다. 점심시간이 지난 5교시쯤, 검은 구름이 뒤덮인 어둑어둑한 날씨에 소나기까지 온다면 그 시간은 무서운 이야기를 하기에 안성맞춤인 조건이었으니 말이다. 공부를 제쳐두고, 말재주 있는 학생들까지 선생님을 거들어 이야기꽃을 피우면 교실 여기저기서 비명을 지르며 여러 사람을 놀라게 하는 친구들도 빠짐없이 있었다.

시중에서 학교 괴담을 배경으로 한 책, 영화, 드라마, 연극 등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그만큼 '학교 괴담'이라는 주제는 질리지 않고 흥미롭다. 그 이유는 아마도 학교라는 환경을 연유로 하기 때문이다. 학교는 어른이 되기 전 누구나 겪는 과정이며, 크지 않지만 복잡한 하나의 사회이다. 또한 선의와 경쟁의 구도가 형성되기에 그 안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연극 <학교괴담>은 이 작은 사회를 담아낸 공포 연극이다. 선생님과 학생의 사이의 이해관계, 학생과 학생 사이의 이해관계 등 그러한 구도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비단 학교에 떠도는 허무맹랑한 괴담이 아닌 현실의 잔혹함을 보여준다.

연극 <학교괴담>은 강남의 한 학교 자습실을 배경으로 한다. 이는 '우월반'으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만을 위해 반을 개설한 것이다. 이곳에서 공부하는 학생은 신혜리, 한수아, 김현정으로 총 3명이다. 혜리는 부유한 집안의 자녀로 시기질투가 많다. 수아는 부유하지 않은 가정형편으로 혜리에 이어 2등이다. 현정은 큰 교복을 입고 다니며 말투가 다소 어눌하다. 혜리에게 항상 ‘시궁창’이라고 불리며 구박 당한다. 우월반을 관리하는 계약직 체육선생님은 정교사가 되기 위해 부유한 혜리에게 접근하여 학교를 상대로 비리를 시도하려 한다. 결국 우월반의 최고 갑(甲)은 혜리인 셈이다. 이 학교에는 '동상의 저주'라고 불리는 괴담이 있는데, 매년 특정한 날이 되면 동상에 이름표가 붙여진 학생들이 한명씩 죽는 것이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이미지가 나빠질 우려하여 이를 은폐해버린다. 그런데 이 동상의 저주로 인해 우월반의 세 학생 중 한명이 죽게 되고, 각 인물들 간의 관계는 의심과 불신으로 가득 차 점점 날카로워진다.

각 인물간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 가는지 관찰한다면 극의 흐름에 따른 메시지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학교에서의 갑을 관계, 이해관계, 권력과 물질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관계 등 사람의 악덕한 면모를 눈앞에서 관찰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관객들 또한 더욱 공포를 느끼고 놀랄 수밖에.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강남의 한 여고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연극이기에 더욱 충격적이다.

공포연극인만큼 연출에 신경 쓴 부분이 많다.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날카로운 배경음악은 보는 이들의 신경을 자극한다. 인물들 간의 쉴 새 없는 갈등관계와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는 스토리가 지루해질 틈 없이 빠르게 전개된다. 그리고 암전이 계속될 때마다 공포를 호소하는 관객들은 "이제 그만...!"이라며 소리친다. 짜릿한 공포를 느낄 수 있는 연극 <학교괴담-동상의 저주>는 대학로 이수스타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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