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과 밀접한 인물이 스티브 잡스다. 그는 융합 사고로 세상을 빠르게 바꿨다. 애플, 매킨토시, 토이스토리, 아이팟, 아이패드 등으로 인류 삶의 방식을 변화시켰다. 그는 기술과 인문학을 접목했다. 그는 와이어드(Wired)와의 인터뷰에서 "창의적인 사람은 경험과 연관지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고 했다. 창의성은 각 분야에 대해 깊이 알고, 그것을 합성할 때 가능함을 설명했다. 지식 기반이 필수라는 것이다. 그의 행동과 성공, 즉 융합은 미래사회에 대한 화두가 되었다.
정부와 대학도 미래사회 한국인의 먹거리 확보를 위한 고민을 했다. 기존의 전기, 전자, 기계, 음악 등의 세분화된 전문영역을 통합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미래 경쟁에서 이길 것으로 예측했다. 스티브 잡스와 같은 창의적 인재를 키워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지식경제부(현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를 위해 대학의 특수 융합학부 육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동참하기 위해 서울대, 카이스트 등 주요 대학이 치열하게 경쟁한 결과 영광은 연세대에게 돌아갔다. 연세대는 2011년 부터 TIF(Technology, Imagination, Future)의 슬로건 아래 기술, 예술, 인문을 다양하게 공부하는 글로벌융합부 신입생으로 영재 20명을 선발하고 있다. 과정은 학부 3년, 석박사 4년 등 7년이다. 글로벌융합학부의 학비는 의과대학보다 비싸다.
그러나 학생들은 장학금에 기숙사 입주, 학업 장려금 수령 등으로 연구에만 매진할 수 있다. 2012년도부터는 포항공대도 같은 조건으로 매년 20명의 영재를 뽑고 있다. 나라의 앞날과 연관된 창의인재를 키우기 위한 노력은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다. 2014 창의ICT융합인재포럼 등에서 학과, 전공을 넘나드는 영역 파괴적인 창의력 아이디어와 제품들이 발표되고 있다. 대학과 정부 관계자들은 긴 호흡으로 보면 아주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시대의 화두인 창의성은 주위의 것을 다르게 보는 데서 시작된다. 대학과 기업의 창의 인재들은 스티브 잡스를 잘 알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아주 사소하고 가까운 데서도 새로움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좋은 아이디어를 달걀에서 얻었다. 『스티브 잡스의 인생(The Steve Jobs Way)』 저자인 제이 엘리엇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그는 <코리아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스티브 잡스는 달걀에 관심이 아주 많았다. 디자인이나 손으로 느껴지는 촉감, 그리고 껍질 안쪽의 구조 등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생명체는 신비하다. 타원형의 달걀은 생명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생명은 하나의 깊이가 아닌 수십 수백 가지의 깊이가 완벽하게 연관될 때 가능하다. 스티브 잡스는 아침식단의 달걀을 볼 때도 단순한 먹거리가 아닌 '왜'라는 의문을 가진 듯하다. 촉감 구조를 꼼꼼하게 생각했기에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한국의 미래는 시민들의 창의성에 달려있다. 가족이 식사 때 달걀로 소통하면 좋겠다. 창의성도 키우고, 마음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 글쓴이 백민제는?
맛 칼럼니스트다.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10년의 직장생활을 한 뒤 10여 년 동안 음식 맛을 연구했다. 특히 건강과 맛을 고려한 닭고기 미식 탐험을 했다. 앞으로 10여년은 닭 칼럼니스트로 살 생각이다. 그의 대표적 아이디어는 무항생제 닭을 참나무 숯으로 굽는 '수뿌레 닭갈비'다. www.supu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