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즐거움
일하는 즐거움
  • 독서신문
  • 승인 2015.03.16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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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칼럼'
▲ 박흥식 논설위원

[독서신문] 일하는 나의 현재는 내 삶의 본질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사람들, 특히 붐비는 지하철 속에서 출근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면 새로운 열정을 느낍니다.

자신이 하는 일이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한 돈벌이 수단을 넘어 다른 사람들의 삶의 일부가 되고 성장시키고 감동시키는 한 조각이 될 수 있다면 나의 일은 나 자신의 행복과 함께 우리 모두의 삶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왜 일을 갈망할까요? 무엇이 나의 일을 이토록 즐겁게 혹은 즐겁지 않게 만드는 것일까요?

사무실에서 하루가 시작되면 풀잎의 이슬이 증발하듯이 우리의 슬픔도 향수도 분노도 말라버립니다. 일이 시작되면 우리 인생은 슬프거나 괴롭거나 우울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터, 삶의 현장은 눈앞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현실적인 행동을 하기 위한 실제적인 무대일 뿐입니다.

작가 알랭드 보통은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은 우리의 끝없는 불안을 잠재워줄 것이다. 일은 우리에게 품위 있는 피로를 안겨줄 것이다. 일은 우리를 더 큰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줄 것이다."

우리는 할 일이 있을 때, 또 일을 하고 있을 때는 슬픔이나 죽음을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금기라기보다는 그냥 있을 수 없는 일로 여깁니다. 일이란 그 일의 본성상 다른 데로는 눈을 돌리지 못하게 합니다. 우리는 오히려 바로 그 점 때문에 일에 감사합니다.

나의 일, 당신이 하는 일 모두는 우리의 소명입니다. 우리 자신을 우주의 중심으로 보고 현재를 역사의 정점으로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의 일에 대해서, 코앞에 닥친 회의가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마감의 압박을 느끼는 것, 동료를 도우려 하는 것,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것, 회의 일정을 준비하고 꾸역꾸역 소화해내는 것, 부주의하고 실수하고 실패하는 것, 협상하고 논쟁하는 것, 어쩌면 이 모든 것이 결국은 내 생활의 지혜일지도 모릅니다.

나 하나쯤 어찌 살아도 회사든 사회든 아무렇지도 않고 변화와는 상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 일이 바로 지금의 나입니다. 우리의 일터, 그 곳이 국회이든 회계사무소이든, 비스킷 공장이나 하역창고, 달리는 자동차의 길 위나, 선박이나 비행기 안이든, 항구의 부둣가이든, 시장터나 백화점, 아니면 박람회장이나 초고층 빌딩이든 작은 방 한칸 사무실이든 일터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가끔씩은 지루하고, 재미있고, 그보다는 자주 도망치거나 벗어나고 싶은 일, 일터에서 느끼는 기쁨보다는 고통이 많을 지라도 부지런히 발을 옮기고, 하는 일에 열중하다보면 고된 노동이, 내가 흘린 땀이, 결국 행복의 씨앗임을 깨닫게 됩니다.

나의 일과 당신의 일이 무엇이든 그것은 나의 영혼을 실천하는 일입니다. 그 일이 신을 섬기는 사제의 일이든, 실용적이고 상업적인 노동의 일이든 겉으로 보기에 하찮은 일이든 그 일을 하는 동안 그 사람의 정신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땅에서도, 바다에서도, 공장에서도, 사무실에서도 우리는 겸손과 지혜, 존경과 친절, 창조와 변화, 그리고 봉사와 헌신을 실천에 옮길 수 있습니다. 도전하는 스타트 업, 새로이 일을 시작하는 당신에게 노력만큼이나 뿌듯한 결과가 있기를 기원드립니다.

/ 박흥식 논설위원(전 방송통신심의위 방송심의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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