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NO? 결혼은 YES! 숨바꼭질 같은 결혼 이야기
결혼은 NO? 결혼은 YES! 숨바꼭질 같은 결혼 이야기
  • 한지은 기자
  • 승인 2015.03.12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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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한지은 기자]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 일컬어지는 남녀 간의 혼인은 청춘남녀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는 항목이다. 그러나 ‘삼포세대’들이 늘어나면서 결혼이 점점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군다나 이혼을 염두에 두고 결혼하는 사람이 생겨날 만큼 이혼율도 늘어가고 있는 이때, 올해 결혼 45년 차 여성학자 박혜란이 특급 결혼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대학 1학년, 운명처럼 지금의 남편을 만나 5년 반을 불같이 연애해 결혼한 그녀는 낭만적 결혼주의자이자 대책 없는 출산주의자였다. 그러나 그런 그녀 또한 연애와 결혼이 따로 일 수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데는 결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연애할 때 아는 것이 굉장히 많아 보이면서도 겸손한 듯 내색하지 않아 멋있어 보였던 남편이 실은 아는 것이 너무 적어 과묵한 것이었고, 독한 사람도 둔한 사람도 아닌 ‘무심한’ 사람임을 몸소 깨닫기 시작했다.

둘 다 20년 이상 다른 집안에 살면서 자신의 생활방식을 굳혀 온 사람이라는 점도 절대 잊어서는 안 될 중요 포인트였다. 우선 가장 빨리 드러나는 것은 식성의 문제. 연애할 때는 식성이 다르다고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었지만 결혼은 달랐다. 식성 차이가 자칫 상대방 어머니의 음식 솜씨에 대한 평가부터 상대 집안의 수준까지 들먹이며 큰 싸움으로 이어지기에 십상이었다. 이런 갈등은 취미며 소소한 취향, 습관, 버릇 등을 둘러싸고도 수없이 일어난다.

저자는 이러한 애매모호하고 복잡미묘한 결혼에 대해 미혼, 기혼할 것 없는 여러 여성들의 질문에 답한다. 그녀의 답은 현실적이면서도 개방적이다. 무엇보다 상대방과 성격, 취미, 습관이 다르다고 고민하기 전에 가치관의 차이를 더 심각하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성공과 행복에 대한 생각이 확연히 다르면 부부관계는 늘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성공하면 그것이 곧 행복이라고 믿는 사람과 행복하면 그것이 성공이라고 믿는 사람 사이의 거리는 하늘과 땅 만큼이나 커서 도저히 좁힐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결혼기념일 챙기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부부싸움 끝내는 현명한 기술, 이혼과 재혼에 임하는 자세 등에 이르기까지 오랜 결혼생활을 거쳐 나오는 현장감과 깊은 통찰과 식견이 어우러진 재기 넘치는 글을 맛볼 수 있다.

‘알았어, 내가 잘못했어’라는 말이 불에 기름으로 작용할 때는 또 얼마나 많은가. ‘알긴 뭘 알아?’ ‘아는 사람이 그런 짓을 해?’라는 힐난을 당하면 ‘잘못했다는데 웬 꼬투리냐’로 이어지는 끝없는 말싸움으로 번지기 십상이다. 그러니까 사이가 좋을 때 미리 약속을 해 두면 어떨까. 누구라도 먼저 화해를 위한 ‘작은 표현’을 할 경우 상대는 무조건 받아들일 것을.                         -본문 141쪽

연애의 낭만과 콩깍지 떨어진 후 결혼의 엄혹한 현실, 육아의 고단함과 보람 등을 드러내면서 때로는 애잔하게, 때로는 깨알 같은 웃음을 유발하는 40여 컷의 그림들도 수록돼 더 깊이 감정이입하고, 공감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취업주부 4년, 전업주부 10년, 파트타임 주부 30년, 할머니 경력 10년 차 여성학자다운 지식과 언변으로 결혼에 대해 궁금해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조언을 전하는 책이다.

■ 결혼해도 괜찮아
박혜란 글 | 윤정주 그림 | 나무를 심는 사람들 펴냄 | 232쪽 | 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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