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춧잎(돈)을 코드로 한 코믹 로맨스
한 방송국이 ‘내이름은 김삼순’이라는 동명소설을 방송한 후 로맨스소설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신세대 젊은이들의 청량함과 톡톡 튀는 선선함, 그들의 독특한 사랑방정식과 일탈로 보일정도로 아슬아슬한 사고방식. 그리고 스피드하고 빠른 전개 속에 펼쳐지는 선악구도 등이 독자들에게 흥미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로맨스 소설의 코드는 돈(배춧잎)이다. 로맨스 소설은 사랑을 그 모태로 한다. 하지만 김순애류의 순애보적인 사랑타령이 아니다. 사랑은 돈과 결부된다. 사랑이 행복 찾기, 즉 달콤한 꿈을 꾸는 것이라면 그러한 사랑은 물질만능주의와 어울려 돈과 연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에는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다. 흥미유발측면에서 같은 계층의 두 남녀가 주인공이라면 다소 진부한 사랑타령과 복수극으로 전락하기 쉽다. 그래서 인지 한쪽은 더 이상의 신분상승을 기대할 수 없는 상류층이라면 한쪽은 신분상승과 현실에서의 탈출을 꿈꾸는 중산층이나 빈민층 출신이 그 대상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복선이 존재한다. 배춧잎도 좋지만 기왕지사 다홍치마라 잘 생기고 젊고,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면 금상첨화다. 부자든, 빈자든 간에
『배춧잎 사랑』은 돈밖에 모르는 짠돌이 장녀와 개막나니 같은 재벌아들의 강제결혼을 그린 코믹 로맨스물이다. 자신의 아들을 어떻게든 장가보내려고 하는 고집불통 음흉한 노인네 고 사장, 오만하고 싸가지 없으며 자신밖에 모르면서 일에 미친 남자 고강혁, 오로지 돈돈돈, 언제나 돈이 고프고 돈이 제일 좋다는 최봉희. 이들 3인이 펼치는 코믹 로맨스이다.
그런데 이정도 소개하면 독자들은 보통 ‘아! 뒤는 대충 안 봐도 뻔해’라고 짐작한다. 로맨스소설은 그 태생적 특성상 해피앤딩류의 소설이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뻔한 결론과 뻔한 스토리’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로맨스소설은 그래서 독자들에게 더욱 다가가기 쉽다. 물 흐르듯 이어지는 스토리와 빠른 전개가 바쁜 현대인과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소의 작품성이 가미된다면 더욱 바랄게 없다.
이명우 지음 / 환상미디어 펴냄 / 1,2권 완결 각권 9,000원
독서신문 1396호 [2006.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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