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신인문학소설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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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마지막. 역시 도시는 온통 회색빛으로 젖었다. 잿빛 하늘 아래에서 난 투명한 햇살이 그리워졌다. 아니 유년이 못내 그리워졌다. 그곳엔 짙푸르게 출렁이던 산 능선의 싱그러움이 있었고 부드럽게 속살대는 바람이 있었다.
특히나 밝음도 어둠도 아닌 분명한 경계를 그을 수 없는 산골의 해질녘은 내 안에 것들을 사정없이 헤집어 술렁이게 했고 짙어가는 어둠 안에서 파랗게 피어 너울거리게 했다. 하지만 그것들을 英敏하게 기호에 조합시키지 못하는 나의 微微한 능력들은 내내 날 갈증 나게 했고 오랜 세월 몸살 앓게 했었다.
당선의 기쁨과 또 그것만큼의 두려움. 그간 뱉어내지 못한 아우성들을 맘껏 뿜어낼 수도 있으련만 왜 이리도 가슴 저리는 건 또 무슨 조화속일까. 아! 아버지, 아마도 지금쯤 그곳의 적막한 언덕에는 희디흰 도라지꽃이 넌출거릴 텐데...
부족한 글 뽑아주신 선생님들과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간 용기와 질책을 아끼지 않으셨던 교수님 참으로 고맙습니다. 아울러 이해와 사랑으로 항상 편안케 감싸주는 남편과, 덜렁이 엄마를 꼬박꼬박 챙겨주는 아이들 그리고 나의 첫 독자가 되어주었던 막내 동생, 오늘의 기쁨을 소중한 그들에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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