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인간 세상을 존속하게 한다
‘이야기’는 인간 세상을 존속하게 한다
  • 한지은 기자
  • 승인 2015.01.2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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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한지은 기자] 가상이 현실이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흔히 ‘가상 현실’이라 언급되던 세계도 어찌보면 현실과 가상세계 중간 어디쯤, 딱히 어느 곳에 속할 수 없이 왔다 갔다 움직이는 시소의 중심부와도 같은 애매한 위치에 놓여있다. 상상이 단순히 상상만으로 끝나지 않는 현재 시점에서 그 상상을 구체화시키고 영혼을 불어넣는 작업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최근 TV 예능 프로 <무한도전>에서 기획한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역시 90년대에 전성기를 누린 가수들을 한데 모아 무대에 세웠다는 것에 더해, 가수들의 섭외에서부터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한 편의 감동적인 ‘스토리’로 만들어내 성공을 거뒀다. 요근래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이슈로 떠올라 연일 화제가 됐으며 지금도 거리에는 최신곡이 아닌 90년대 가요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이 문화산업과 결합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사례이다.

이처럼 스토리텔링은 문화산업 전반을 비롯해 게임, 마케팅, 교육에 이르기까지 어디 하나 손길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중요하게 쓰이고 있다. 소설, 동화, 만화, 연극,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 이야기 전체를 대상으로 스토리텔링의 이론, 기본적인 지침과 자세 등을 다룬 제1부와 창작 실습 위주의 제2부로 구성된 이 책은, 스토리텔링의 ‘이론’과 ‘실제’를 집대성했다. 스토리텔링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려 한 결과물이자 이야기를 창작하고 제작하려는 모든 이야기꾼을 위한 안내서라 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은 ‘이야기 짓기’, ‘이야기 창작하기’이며, 더 자세히 풀이하면 ‘사건의 서술을 통한 스토리 형성하기’로 정의할 수 있다. 인간이 사는 시대는 항상 이야기의 시대요 스토리텔링의 시대였다. 동굴 벽화를 그리던 원시 시대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창작 도구나 향유 방식은 달라졌어도 ‘이야기’는 늘 존재했다. 오늘날 인터넷과 컴퓨터로 인간의 소통 능력이 확장되고 이야기의 공간이 가상세계로까지 무한대로 넓어지면서 스토리텔링은 문화산업의 중요한 도구로 주목받는 한편,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고소설 『춘향전』에 등장하는 춘향을 사당까지 지어 모시는가 하면, 컴퓨터 그래픽 영상이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그려내어 실제처럼 보여주는 데 이르면, 우리가 허구와 사실이 뒤섞인 이야기 나라의 백성으로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야기가 전하는 정보와 함께, 이야기가 ‘만들어내는’ 이미지와 관념은 인간의 삶을 아주 넓고 깊게 지배하고 있다.                                 -본문 25쪽

저자는 책 전체에 걸쳐 바람직한 이야기의 요건과 가장 기본적이고 원칙적인 스토리텔링의 방법을 일러준다. 스토리텔링의 범주가 넓어지고 다양화돼가는 추세이지만 세세한 기법보다는 ‘이야기 나무’의 뿌리, 혹은 기둥 줄기에 해당하는 이야기 서술 일반의 기본 사항을 다루고자 했으며, 특히 단계별로 마련된 연습 문제를 풀어가면서 작품 한 편을 완성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스토리텔링을 포함한 이야기 일반의 이론이 잘 정리돼 있다. 나만의 이야기를 세상 한켠에서 실현시키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실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스토리텔링, 어떻게 할 것인가
최시한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 488쪽 |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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