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건축, 역사, 종교가 잠들어 있는 곳
문화, 예술, 건축, 역사, 종교가 잠들어 있는 곳
  • 한지은 기자
  • 승인 2015.01.29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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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한지은 기자] ‘그리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신들의 도시, 웅장함, 아름다움’과 같은 것이다. 고대의 대표적 문명을 꽃피웠던 그리스 신화와 역사, 문화는 지금까지도 다듬어지고 각색돼 현대인들에게 회자되곤 한다.

이 책은 국내 최고의 그리스 전문가 유재원 교수가 전하는 그리스 문명 답사기로, 고대 그리스 문명과 신화의 편린들을 역사와 더불어 풀어냄으로써 문명 답사의 정석을 보여준다. 독자로 하여금 뼈대만 남은 그리스 유적에 지붕을 얹게 하고 화덕을 피우며 창가에 영롱한 달빛을 드리움으로 유적지가 간직하고 있는 추억과 역사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인류에게 정신적 유산을 남긴 그리스 문명, 그 흔적으로 가득 차 있는 그리스는 가히 ‘세계 답사 일 번지’라 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오늘날의 아테네를 비롯한 그리스를 겉모습으로만 평가한다면 콘크리트 건물로 뒤범벅된 현대 도시들과 돌더미에 불과한 폐허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돌무더기 유적들이 신화와 역사를 만나기 시작하면 그리스는 고대의 웅장한 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특히 아테네는 종교, 신앙, 정치와 법, 문화, 예술 등 고도로 발달한 그리스 문명을 한눈에 보여주는 도시로서 그리스 문명의 최절정을 고스란히 선사한다.

신성한 종교 지역이었던 아크로폴리스 언덕과 민주주의의 산실인 프닉스 언덕, 여론의 광장이었던 아고라와 서양 연극의 탄생지인 디오니소스 원형극장 등 2500년 전의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이곳에서 장소마다 얽힌 역사와 신화를 통해 그 가치를 펼쳐 보인다.

인류 문명은 기름진 땅과 풍부한 하천을 끼고 발생해 왔다. 그러나 그리스의 땅은 척박했다. 자신들의 국토에서 자연의 혜택을 볼 가능성이 없었던 그리스인들은 상업과 항해를 토대로 세계와의 접촉을 시도했다. 그리스인은 역경을 기회로 바꿔 세계 중심에 우뚝 섰다.

그리스의 유산은 서양이 팽창해 전 세계를 정복하던 최근 500년 동안 전 세계 곳곳으로 전파됐다. 우리 또한 최근 100년 동안 서양 문물을 열성적으로 받아들였고, 이로 인해 현재 한국인의 정신세계는 조선 시대에 가깝기보다는 근대 유럽에 더 가깝게 됐다. 정치와 스포츠, 문학과 철학, 의학과 자연과학, 종교에 이르기까지 그리스의 영향은 우리 생활 곳곳에 배어 있다. 다만 삶 속에 깊이 파고든 그리스적 요소를 미처 깨닫지 못할 뿐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동아시아 삼국 가운데 그리스도교가 가장 번성한 나라이며 유교, 불교와 함께 한국의 3대 종교를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리스에 대한 관심이 적고 그리스에 대한 연구 또한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늘날 한국인의 정체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리스를 제대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그리스는 먼 곳이 아닌 우리 삶 가운데 존재한다.

■ 그리스
유재원 지음 | 리수 펴냄 | 280쪽 | 17,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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