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와 인(仁)의 덕목
관계와 인(仁)의 덕목
  • 독서신문
  • 승인 2015.01.2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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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일산정(秋日山情)'

[독서신문]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정치적) 동물이라 했다. 사회적이라는 말은 관계를 말한다. 삶은 관계를 통해 나타난다.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는 것은 신과 인간과의 관계를 말함이요, 최초에 에덴동산에서 지냈던 아담과 이브도 이성이라는 관계였으며, 땅을 일궈 식량을 생산했던 농업사회에서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보여준다.

최첨단 스마트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SNS를 통해 다양성과 다원성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촘촘하게 얽힌 그물망을 벗어나 살아갈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5’에서 사물인터넷(IoT)이 미래 산업의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이제 사물들도 관계를 떠나 존재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며 인간·동물·자연·사물이 서로 얽혀 관계를 맺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한문으로 間(간)은 사이를 뜻한다. 夫子之間(부자지간), 母女(모녀), 弟子(제자), 부부, 친구, 선후배, 동창, 동향, 친척, 동포지간에 들어가는 間에서 보듯 우리는 간을 통해 관계를 맺고 살아왔다. 이 간이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관계를 만들어 초연결 사회로 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관계가 좋은 쪽으로 작동하면 행복이요 나쁜 쪽으로 작동하면 불행의 씨앗이 되고 만다. 좋은 관계는 행복한 관계를 만든다. 행복한 관계, 올바른 관계는 대상과 사이에 놓여있는 예의에 의해 결정된다. 군신, 부자, 부부, 장유, 붕우(오륜)의 다섯 가지 관계의 예 중 군신, 부자, 부부(삼강)의 예가 가장 중요하다고 선인들은 보았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등 연결은 새로운 삼강의 관계설정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서 綱(강)은 벼리 강자이다. 벼리는 그물을 잡아당길 수 있게 만든 굵은 실을 말한다. 비록 그물 안에 물고기가 잡혔다 하더라도 벼리가 풀리거나 빠져버리면 다 놓치고 만다. 때문에 벼리는 사물의 본질이요 본바탕으로 중심을 의미할 때 쓰는 말이다.

벼리 강에서 규율과 법도인 紀綱(기강), 자세하지 않은 기본적인 부분만을 따 낸 줄거리인 대강(大綱), 일의 근본이 되는 큰 줄거리인 강령(綱領), 정치의 대강(大綱)인 정강(政綱)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紀綱은 「서경(書經)」 오자지가(五子之歌)에 “요임금 때부터 이 기주 지방을 다스렸는데, 지금은 도를 잃어 그 紀綱이 문란해져 마침내 멸망하게 되었도다”에서 처음 등장한다.

초연결사회를 살아가는 관계망에서 綱(강)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마땅히 있어야할 본질과 본바탕인 질서와 원리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본질과 본바탕인 질서와 원리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정성이 들어가 있는 성실한 모습은 거짓 없는 모습이다. 속이지 않고 서로 신뢰하는 모습은 믿는 모습이다.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모습을 경천애인(敬天愛人)이라 한다. 우리는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성실한 모습, 신뢰하는 모습, 경천애인하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사건은 관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 상징적인 사건이다. ‘나’만 있고 ‘우리’는 실종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어질 인(仁)자는 ‘人+二’로 되어 있다. 남을 배려하고 나와 남 두 사람 간 사이를 뜻하는 글자다. 부모 형제 친구 스승 이웃 소외층 등과 거리를 두는 이기적인 모습, 자신을 과신하고 전체를 무시하며 사회나 국가를 개인의 단순한 집체일 뿐 유기적 통합체로 보지 않는 모습, 물신주의를 추구하고 그것들을 지적하는 기성가치에 반기를 드는 모습에서 인(仁)의 덕목을 생각해 봤다.

/ 편집위원 검돌(儉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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