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신한 내음 ‘빵’의 일대기
폭신한 내음 ‘빵’의 일대기
  • 한지은 기자
  • 승인 2015.01.1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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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한지은 기자] 생각만 해도 따뜻하고 고소한 냄새가 풍기는 것만 같은 ‘빵’은 음식 카테고리 순위에서 단연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음식이라 말할 수 있다. 또한 인류 역사상 오래된 음식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유럽을 비롯한 세계 절반 이상의 지역에서 주식으로 삼고 있으며, 빵을 주식으로 삼지 않는 한국에서도 일상에서 빠뜨릴 수 없는 익숙한 음식이 됐다.

흔히 빵 하면 식빵, 롤빵, 바게트처럼 발효를 통해 부풀린 밀가루 반죽을 구운 것을 떠올린다. 묽은 반죽으로 만들거나 부풀지 않고 얇은 것은 빵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난(nann)이나 팬케이크 같은 납작한 플랫브레드, 콩가루나 옥수수가루로 만든 것, 굽지 않고 튀겨서 만든 것도 빵에 해당한다.

이 책은 기존 빵 만드는 실용서들과 달리 빵이 어떻게 탄생했고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빵 자체의 역사와 만드는 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빵은 각 시대와 지역, 문화, 사회 계층에 따라 변화해왔다. 저자인 윌리엄 루벨은 환경에 따라 변화해 온 빵을 문화인류학적 시선으로 바라보며 빵의 의미를 찾아간다. 더불어 역사 문헌에 등장하는 요리법에 따라 과거의 빵을 직접 만들고 먹어보며 빵의 역사를 재구성한다.

프랑스의 바게트, 멕시코의 판 둘체, 독일의 펌퍼니클, 미국의 샌드위치 빵과 같이 각 지역마다 그 사회의 특징이 투영된 빵문화가 존재한다. 책에서는 지역 고유의 빵문화를 통해 각 나라의 정체성과 빵의 관계를 파헤친다. 대부분의 음식이 이동하며 변화하듯 대항해시대 빵도 영국, 프랑스, 에스파냐 같은 제국을 통해 식민지로 전파됐고 현지의 문화와 만나면서 새로운 빵문화를 만들어냈다. 최근에는 유럽식 발효빵이 아시아에 전해지면서 아시아인의 식생활과 취향까지 바꿔놓고 있다.

아울러 책 속의 한국어판 특집글 ‘한국 빵의 역사는 공장제 빵의 역사’에서는 빵을 주식으로 먹지 않았던 동아시아, 특히 한국 빵의 역사를 다룬다. 19세기 말 일본에서 전해진 한반도 빵의 역사와 더불어 해방 이후 대량생산된 공장제 빵이 어떻게 시대와 조응하며 한국 사회에 확산됐는지를 들려준다.

이 책을 통해 빵을 좋아하고 빵에 관해 알고 싶은 사람들은 세계 모든 빵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을 것이다.

■ 빵의 지구사
윌리엄 루벨 지음 | 이인선 옮김 | 주영하 감수 | 휴머니스트 펴냄 | 256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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