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스마트소설 박인성문학상 시상 및 2014문학나무 신인작품상 시상식' 성료
'제3회 스마트소설 박인성문학상 시상 및 2014문학나무 신인작품상 시상식' 성료
  • 오현성 객원문화기자
  • 승인 2014.12.0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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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박인성문학상, 2부 문학나무 신인상 시상으로 진행… 문학의 순수성과 정서 기려

▲ 주수자 문학나무 상임 편집위원 겸 소설가<사진제공=씨즈온>

[독서신문 오현성 객원문화기자] 박인성 소설가의 작가세계를 기리는 계간 <문학나무>와 박인성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하는 '제3회 스마트소설 박인성문학상 및 2014문학나무 신인작품상 시상식'이 지난 5일 서울대의대동문회 함춘회관 3층 가천홀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스마트소설 박인성문학상'은 짧은 분량의 소설이 주를 이루는 현대 소설 속에서 작가의 의도와 문학적으로 뛰어난 작품을 선정하는 시상식이다. 수상자에게는 500만원의 상금과 상패가 수여된다.

'제3회 스마트소설 박인성문학상'에는 김엄지 작가의 「휴가」가 선정됐다. 당선작인「휴가」는 휴가를 얻은 주인공의 닷새간의 여정을 담았다.

심사를 맡은 방민호 문학평론가(서울대 교수)는 "작가는 5일이라는 시간부터 상징적 의미를 부여했다. 닷새라는 시간은 주5일 근무 속에서 직장인이 가질 수 있는 충만한 시간 전체를 의미한다"며 원고지 열 장 남짓의 스마트 소설에서 현대인의 심리와 정서를 뛰어나게 표현했다는 점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

▲ 김엄지 스마트소설 박인성문학상 당선자<사진제공-씨즈온>

당선자인 김엄지 작가는 "쉽지 않았고 고민하는 사람의 역할이 언제나 내 몫인 것 같아 원하지 않는 무게를 짊어져야 한다면 사변적인 게 창피하기는 한지만 숨기고 싶은 것을 숨기기 위해서 옆모습을 포기하는 방식으로" 라는 의미심장한 수상소감을 남겼다.

이 외에도 2부에서 진행된 '2014 문학나무 신인/추천 작품상에는 ▲정금희 시인(봄호 시), ▲하갑문 시인(봄호 시), ▲남명희 작가(봄호 소설), ▲주지영 작가(여름호 소설), ▲신수옥 시인(가을호 시), ▲정원교 시인(가을호 시), ▲박인식작가(가을호 소설)가 선정됐다.

'제3회 스마트소설 박인성문학상' 당선작 김엄지 「휴가」

그는 5일간의 연휴를 갖게 되었다. 그는 바다나 호수, 강가에 갈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낚시를 하고 싶었다. 단지 낚시만 하고 싶었다. 같은 숙소에서 3일 동안 머물 생각이었다. 낚시를 하고, 직접 잡은 고기를 탕으로 끓여 술과 먹고 싶었다. 그러나 눈이 멈추질 않았고, 그가 희망하는 바다나 호수, 강은 너무 멀리에 있었다. 버스는 지체될 것이었다. 족히 여섯 시간은 각오해야할 것이었다. 일곱 시간이 될 수도 있었고, 여덟 시간이 될 수도 있었다. 눈과 눈 사이에 고립이 될 수도 있었다. 그는 고립에 대해서 약간의 환상을 가지고 있기도 했지만, 두려움이 더 컸다. 그래서 그는 휴가 첫째 날을 고민과 염려로 보냈다.

그는 침대에 누워서 생각했다. 만약에 눈이 그쳤다면, 나는 얼마나 큰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을까. 그는 짐작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가 꼭 큰 물고기를 원하는 것도 아니었다. 큰 물고기이거나 작은 물고기이거나 상관이 없었고, 아무것도 잡지 못한데도 상관이 없었다. 그렇다면 왜, 나는 낚시를 가려고 했던 걸까. 그는 낚시를 결심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알 수 없었다. 도대체 왜 낚시를. 왜. 그리고 그는 곧, 눈이 많이 와서 낚시를 가지 못하는 상황이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오랫동안 널지 않을 빨래가 떠올랐다. 입지 않는 옷은 영영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의 옷들은 세탁기 안에서 한 가닥의 두꺼운 밧줄처럼 얽혀있었다. 그는 그것들을 그대로 끌어안고 집밖을 나섰다. 그리고 그의 집에서 가장 가까운 헌 의류 함에 그것들을 집어넣었다. 이미 집어넣은 후에 그는, 혹시 옷 속에 지폐가 들어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되었다. 그는 이미 헌 의류 함에 들어간 옷들의 주머니 속이 궁금해져서 난감했다. 그러나 이내 곧 괜찮아졌다. 아무것도 없었을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세탁기 안에 옷을 해결하고 나자 그는 큰일을 해낸 것처럼 뿌듯한 마음이 되었다. 그래서 그는 휴가 이튿날을 내내 뿌듯함으로 보냈다.

휴가 셋째 날 아침 그는 마트로 갔다. 생선과 몇 가지 향신료, 소주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생선탕을 끓인 뒤에 소주와 함께 먹었다. 눈이 그치지 않았다. 낚시를 갔더라면 고립될 수 있었을까.

휴가 넷째 날에 그는 침대에 누워 고립에 대해서 오래 생각했다. 아무것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는 어두운 창밖을 바라보다 잠이 들었다.

휴가 마지막 날에 그는 몹시 고립되고 싶어졌으나 눈이 그쳤다. 그는 새로운 와이셔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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