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란 사랑으로 역경을 이겨내는 힘… 연극 '만화방 미숙이'
가족이란 사랑으로 역경을 이겨내는 힘… 연극 '만화방 미숙이'
  • 신슬비 객원문화기자
  • 승인 2014.12.0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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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신슬비 객원문화기자] 국어사전에 '가족'을 검색해 보면 다음과 같이 나온다.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 혼인, 혈연, 입양 등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최근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가족’들은 이런 사전적 용어를 무색하게 만든다. 단순히 핵가족, 대가족으로만 분류되던 이전의 가족 체계는 이미 오래된 분류 체계가 돼버렸다. 혼자 사는 한 사람으로 구성된 1인 가족, 같은 성별을 가진 두 사람으로 구성된 동성 가족, 결혼은 했지만 아이는 가지지 않는 부부인 딩크족, 피가 섞이지 않는 이들끼리 살아가는 가족 등, 이제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들이 더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떤 가족이든 간에,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뭉쳤다는 것이다.

▲ 연극 '만화방 미숙이' 공연 장면<사진제공=씨즈온>

사랑으로 뭉친 그들의 이름은 가족

여기 사랑으로 뭉친 가족이 하나 더 있다. 연극 <만화방 미숙이>에서 등장하는 가족은 보다 전통적인 형태의 가족이다. 만화방을 운영하며 황혼 연애를 즐기는 아버지 강억배, 그의 연인 조여사, 장남 미원, 장녀 미숙, 막내딸 미소, 그리고 미숙과 연애를 막 시작한데다가 결혼까지 생각중인 조여사의 아들 기찬이 그 주인공이다. 강억배와 미원, 미숙, 미소는 함께 조그만 만화방을 운영하며 가정을 꾸려가고 있다. 만화방의 인기가 예전과 달리 사그라들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는 녹록치 않지만, 언제나 화목한 이 가족의 웃음소리는 결코 사그라들지 않는다. 또, 이 가족과 사랑으로 엮인 조여사와 기찬도 이들과 피가 섞이지는 않았지만 서로를 걱정해주고 염려해주는 모습이 이들과 하나의 가족으로 썩 잘 어울린다.

▲ 연극 '만화방 미숙이' 공연 장면<사진제공=씨즈온>

고난과 역경을 이기는 힘

이들이 가족으로써 가장 빛날 때는 역시 다함께 역경을 이겨내는 장면에서 드러난다. 강억배가 건강검진을 받고 암 진단을 받게 된 후 가족은 절망에 처한다. 부족한 수술비 때문에 일수 업체에까지 돈을 빌리게 된 삼남매는 각종 고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이들이 각자의 꿈을 포기하면서, 아르바이트 고용주들에게 욕을 먹어 가면서까지 아버지를 위해 힘들게 돈을 버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여기에 기찬까지 가세해 죽어가는 만화방을 되살리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자, 이 가족은 더더욱 똘똘 뭉치게 된다. 가족을 위해, 가족이 뭉쳐서, 가족이 행복해질 수 있는 하나의 지향점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의 기세는 만만치 않다. 마치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다는 캔디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들은 캔디와는 확연히 다르다. 고난이라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 줄 가족이 주변에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가족의 의미는 충분하다. 아버지의 암이라는 고난과, 그로 인한 역경이 이들에게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소중한 시간을 줬다.

가족의 사랑이라는 기적

이쯤에서 최근 개봉한 영화 <덕수리 오형제>가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덕수리에 사는 노쇠한 부모님을 둔 다섯 남매는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리고 싸우는 사이다. 그러나 미스터리한 부모님의 실종 사건으로 인해 하나로 똘똘 뭉치게 되는 이들은, 함께 사건을 파헤치며 서로에 대한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게 된다. 결국 이들은 진정한 형제의 의미를 깨닫고, 역경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가족끼리 서로를 믿고 의지해야 한다는 단순하지만 명쾌한 정답을 얻게 된다.

가족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사실 이들을 하나로 정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요소는 따로 있지 않다. 그러나 '사랑'만이 모든 가족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며, 이들을 서로 묶어주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가족의 사랑이라는 이 불가사의한 힘은 우리로 하여금 어떤 고난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돕는다. 연극 <만화방 미숙이>에서도 사랑하는 아버지를 위해 온갖 고생을 자처하는 이들 가족의 모습은 눈물겹다. 이들은 관객들에게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전달해준다. 가족이란 사랑이라는 기적을 통해 역경을 이겨내는 힘을,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는 힘을 주는 사람들이라고 말이다. 연극 <만화방 미숙이>는 지난 9월 19일부터 대학로 해오름 예술극장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되고 있으며 출연은 조주경, 윤미하, 김영훈, 이지연, 황지훈, 정우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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