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보석과 완벽한 사랑 둘 다 가질 순 없다, 연극 ‘보석과 여인’
완벽한 보석과 완벽한 사랑 둘 다 가질 순 없다, 연극 ‘보석과 여인’
  • 원유미 객원문화기자
  • 승인 2014.11.2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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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원유미 객원문화기자] 사랑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요즘은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하고 헤어지고 또 다른 사랑에 빠지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그러나 어찌 보면 사랑이 다소 가벼워진 느낌이 든다. 우리는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것일까? 지금 옆에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진짜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마음을 어떻게 표현 할 수 있을지는 어려운 질문이다. 연극 ‘보석과 여인’에서는 이런 추상적이며 어려운 질문에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삶에서 사랑이란 어떤 의미인지, 얼마나 중요한지,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지.

연극 ‘보석과 여인’은 희곡작가 이강백(서울예술대 극작과 교수)의 작품 ‘보석과 여인’을 각색한 작품으로, 10개의 창작곡을 우화적 기법과 함께 시적 언어로 버무린 극이다. 연극이지만 뮤지컬드라마 형식을 띠고 있다.

▲ 연극 <보석과 여인> 공연 장면 [사진제공=씨즈온]

극은 보석을 만드는데 평생을 보낸 한 남자가 정체를 모를 남자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남자는 완벽한 보석을 만들어냈지만 보석 가공에 세월을 보낸 탓에 추억이라곤 거의 없다. 정체가 모호한 남자는 보석세공 남자에게 보석세공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젊음을 돌려주겠다고 제안한다. 만약 이를 어기면 한줌의 재로 변할 것이라는 경고를 준다. 여기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한 여자가 등장하고, 이들은 사랑과 죽음을 주제로 인간의 욕망을 성찰하고 진실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과정을 풀어낸다. 단 3명의 등장인물 그이, 그녀, 남자만으로 진정한 사랑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이야기한다.

다시 짧게 줄거리를 정리해보면 세계 최고의 보석을 만든데 한 평생을 보낸 한 남자가 있었다. 마침내 그 누구도 만들지 못했던 가장 아름다운 '완벽한 보석'을 남자는 만들어낸다. 보석가공에만 세월을 보낸 탓에 이 남자에게는 아무런 추억이 남아 있지 않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남자가 찾아와 보석 세공사에게 '젊음'을 돌려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단, 보석을 다시 세공하지 않겠다는 조건에. 만약에 약속을 어기고 다시 보석을 세공하면 그는 한줌의 재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뒷이야기는 연극을 직접 봐야지만 알 수 있다.

▲ 연극 <보석과 여인> 공연 장면 [사진제공=씨즈온]

보석의 의미

보석은 그 종류마다 다양한 의미를 가진다. 그런데 이 극에서의 보석은 ‘변하지 않는 영원한 사랑’을 의미한다. 그러나 보석세공사인 그가 평생을 바쳐 만든 완벽한 보석은 아무 의미도 같지 못한다. 그는 보석을 줄 만한 사람, 사랑했던 단 한명의 사람도 없다. 보석은 줄 대상이 있을 때 가치가 있기 때문에 그 완벽한 보석은 한 낱 길 위의 돌덩이만도 못한 것이다. 그런 그에게 정체불명의 남자다 나타나 젊음을 주는 대신 보석세공을 포기해야 한다는 제안을 받게 되고, 노인이 된 그는 돌덩이만도 못한 보석을 포기한다. 그러나 문제는 젊음을 얻어 사랑하는 여자를 만난 그 후 부터다. 그가 가장 사랑하는 여자를 만났고 그 사랑하는 여인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최선의 것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과연 그것은 무엇일까. 당연히 보석일 것이다. 그는 사랑하는 여인을 얻었지만 그녀에게 엉터리 보석을 줄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몹시 화가 난다. 이 보석은 사람의 욕망이 끝이 없음을 나타내는 상징이다.

▲ 연극 <보석과 여인> 공연 장면 [사진제공=씨즈온]

그에게 죽음이란

죽음과 삶 그 사이에서 인간은 나약할 수밖에 없다. 사람은 태어나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죽는 것이 당연하다. 이러한 자연의 섭리를 어길 수 있는 자는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이극의 등장하는 남자는 생과 사를 쥐었다 폈다 한다. 그에게 돌연 나타나 젊음을 제안하는 남자. 그는 보석세공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남자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는 과연 죽음이 두려워 조금이라도 더 살기 위해 제안을 받아들인 것일까? 이 극에서 그에게 죽음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가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는 단 한명의 여인도 사랑하지 못한 후회 때문일 것이다. 사랑하는 그녀를 만난 이후에도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보석을 주고자 기꺼이 죽음을 택했다. 그의 인생에서 죽음이랑 그다지 두려운 존재가 아니었던 것이다.

연극 ‘보석과 여인’은 흔히 볼 수 있는 코믹극은 아니다. 웃음보다는 사랑 더 나아가 삶의 깨달음을 전하고자 하는 다소 진지한 연극이다. 뮤지컬 형식으로 이루어져서 중간 중간 극의 애잔함이 더욱 잘 표현된다.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 그, 감수성이 뛰어난 그녀, 악마와 같은 유혹자 남자 오직 세 명의 배우로만 진행되는 이 연극은 다소 정적이지만 90동안 한시도 무대에서 눈과 귀를 땔 수 없었다.

진정한 사랑의 의미, 삶의 의미를 돌아보고자 한다면 이 연극을 추천해본다. 연극‘보석과 여인’은 서울 창덩국 앞 북촌아트홀에서 수,목 저녁 8시, 토요일 저녁 7시에 공연이 있으며 내달 31일 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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