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입력 강한 휴먼코미디, 연극 '형제의 밤'
흡입력 강한 휴먼코미디, 연극 '형제의 밤'
  • 이경민 객원문화기자
  • 승인 2014.11.1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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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이경민 객원문화기자] 이렇게 괜찮은 2인극 연극이 또 있을까? 연극 <형제의 밤>은 지난해 3월 14일 단 3일간의 초연 당시 99%의 객석점유율을 달성하며, 작년 한 해 동안 앙코르 요청에 두 차례 재공연 되었던 작품이다. 올해 7월에는 KBS 수원아트홀에 초청받았고, 한 달 공연 후에는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일주일 연장 공연을 진행하기도 했었다. 놀랍게도 이러한 흥행은 별 다른 홍보나 마케팅 영업 없이 오직 입 소문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한다. 왜 입소문을 탈만했는지는 공연을 관람하면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매회 관객들의 큰 호응과 호평 덕분에 연극 <형제의 밤>은 지금도 고공행진 중이다.

▲ 연극 <형제의 밤> 공연 장면 [사진제공=씨즈온]

이 작품은 부모의 재혼으로 형제가 된 ‘김연소’와 ‘이수동’에게 갑작스러운 사고로 부모님이 돌아가시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둘의 연결 고리였던 부모님이 사라졌으므로 ‘김연소’와 ‘이수동’은 더 이상 같이 살 이유가 없어졌다. 하지만, 유산도 다 포기한 채 얼른 집을 떠나려는 ‘이수동’과 13년간 살아온 정 때문인지 그를 계속 붙잡으려하는 ‘김연소’ 사이에서 부모님의 유품인 그림 한 점으로 인해 그 둘은 또 어쩔 수 없이 한 집에서 지낸다. 부모님의 초상화 그림 뒤에 감춰져 있었던 새로운 그림 한 장이 더 추가로 발견되며, 왜 부모님이 형제 둘 몰래 핀란드로 출국하려고 했던 건지, 새로 발견된 그림 속에 쓰여진 시와 그려진 그림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둘은 의문을 가지게 된다. 이 모든 의문들의 단서가 되는 쪽지가 우연히 ‘이수동’에게서 발견이 되고, 그 쪽지를 통해 부모님이 그간 드러내지 않았던 비밀을 밝히려 하지만, 어쩐지 ‘이수동’은 자꾸 모든 의문점들과 그 비밀들을 덮으려고만 하는데...

▲ 연극 <형제의 밤> 공연 장면 [사진제공=씨즈온]

피 한 방울 안 섞이고, 성마저 다른 두 형제가 부모님의 상을 치른 뒤 하룻밤 동안의 소동을 다룬 연극 <형제의 밤>은 2010년 ‘중랑천이야기’로 극작가에 데뷔한 김봉민이 쓰고 연출한 것으로, 작가와 제작스텝, 배우들은 기성연극과 다른 신선함과 함께 희비극의 틀을 넘어서기 위해 4년 이라는 장기간의 제작 기간을 투자했다고 한다. 엄마 쪽 아들로 4수 끝에 명문대에 들어갔지만, 졸업 후 라디오PD가 되기 위해 언론고시만 4수 중인 ‘이수동’ 역에는 배우 조선형, 이창훈이 분했다. 그리고 아빠 쪽 아들로 영어라고는 “fuck you” 밖에 모르며, 상식도 지식도 많이 부족하지만, 사람에 대한 정이 많은 다혈질 ‘김연소’역에는 박기덕, 유환웅이 각각 맡아 열연한다.

이 작품은 특이하게도 등장인물은 이수동, 김연소 형제 둘이고, 등장하는 공간은 오로지 형제 둘이 사는 집 하나 뿐으로 대표적인 소극장 2인극 구조이다.

형제 외에 아버지, 어머니라든지 또는 보통의 대학로 연극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멀티 캐릭터’ 따위는 이 작품 속에 없다. 관객들은 은연 중에 또 다른 캐릭터가 나오지 않을까 하고 기대를 해보지만, 연극은 끝까지 이 둘만으로 이어간다.

무대 위에서 등장하는 공간은 형제들의 집 말고 다른 어떠한 공간적 상황도 나오지 않기에, 따라서 무대 위에는 암전이 매번 끝나고 나서도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 연극 <형제의 밤> 공연 장면 [사진제공=씨즈온]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극은 탄탄한 구성과 끝없는 흡입력을 자랑한다. 계속해서 새로운 정보로 미끼를 던지며 관객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데, 형제의 대사 속에서 숨겨졌던 가족의 비밀과 새로운 정보들을 얻어가는 재미가 매우 쏠쏠하다. 더불어 작품 속 부모님의 사망과 그 이후 유산 상속, 빚, 취업준비생 등 지극히 현실적이고 비극적인 상황들을 티격태격하는 형제애로 매우 실감나고 희극적으로 표현하여 관객들의 웃음과 공감을 이끌어낸다.

90분이라는 시간은 관객들이 지루할 틈이 없다. 원래 기성공연에 비해 긴 시간도 아닌 것이 사실이지만, 군더더기 없이 개연성 있는 구성 덕분에 공연은 ‘알찬 상연시간’을 인지시킨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유쾌하게 일깨워주는 연극 <형제의 밤>은 내년 1월 4일까지 JK아트홀(구 샘 아트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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