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비밀은 존재하는 것일까? 연극 ‘완벽한 비밀’
완벽한 비밀은 존재하는 것일까? 연극 ‘완벽한 비밀’
  • 황혜연 객원문화기자
  • 승인 2014.10.0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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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완벽한 비밀> 공연 장면 [사진제공=씨즈온]

[독서신문 황혜연 객원문화기자] 누구나, 비밀은 있다. 어느 영화의 제목이 그러하듯 우리 모두에게는 크건 작건 남몰래 간직하고 있는 비밀이 있다. 비밀의 정도가 다양하듯 비밀을 가지게 된 이유도 가지각색일 것이다. 누군가를 속이기 위한 것일 수도, 혹은 나 혼자만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순간이 있기에 일수도 있다. 그러나 비밀은 어쩔 수 없이 거짓을 동반한다. 비밀 그 자체에 거짓말이 포함된 것이 아닌 사실을 숨기는 것이라 해도 비밀을 간직하는 ‘나’와 마치 비밀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나’는 분명 다름이 있기 때문이다. 이 다름을 태연하게 연기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레 거짓된 행동이 뒤따르게 된다. ‘나는 아무것도 몰라요’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을 보이면서 말이다.

그동안의 숱한 이야기들이 거짓말의 말로에 대해서 그려왔다. 거짓된 언행이 결국 파멸을 부르게 되는 등 사실을 은폐하는 것은 결국 그 대가를 치르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대가를 치르게 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물론 거짓을 간직해온 이에게 가해질 개인적 시련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제일 먼저, 그리고 가장 뼈아프게 치르게 될 대가는 바로 ‘비밀의 탄로’다. 그토록 숨기고자 했던 비밀이 드러나는 것이야 말로 가장 피하고자 했던 결말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 연극 <완벽한 비밀> 공연 장면 [사진제공=씨즈온]

비밀은 또 다른 비밀과 거짓을 불러일으킨다. ‘이건 비밀인데, 너한테만 말하는 거야.’라는 말을 한번쯤은 들어보거나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운을 띄우며 시작하는 말은 대게, 아니 거의 지켜지지 않을 비밀일 확률이 높다. ‘너한테만’이라는 한정된 범위가 점차 늘어나 ‘모두’가 아는 공공연한 사실이 되는 것이다. 사실 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른바 ‘비밀 전달’에 참여한 모든 이들은 거짓에 동참한 꼴이 된다. 필시 해당 비밀을 전달받았을 경우 ‘절대 말하지마’라는 근심어린 약속을 했을 것인데 비밀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은 이 약속을 한 모든 이들이 약속을 어기고 거짓말을 한 꼴이 되는 것이다. 분명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않겠다고 했기에 말이다.

연극 <완벽한 비밀>은 이름만으로도 위태로워 보이는 비밀로 하여금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 완성된다. 천명석(김정남 분)과 신소임(이엄지, 한설희 분), 그리고 정현우(방현준 분)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들은 여느 남녀 치정극과 다름없어 보인다. 그러나 공연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각자가 가지고 있는 비밀과 거짓들은 이들 간의 갈등을 단순히 갈등이 아닌 하나의 사건으로 느끼게끔 해준다. 해당 공연의 제목이 ‘완벽한 비밀’이라고 말하고는 있지만 공연을 보고 있노라면 아이러니하게도 완벽하다고 가깝다고 느낄수록 비밀이 탄로날까봐 걱정되는 마음도 배가 되는 듯하다.

▲ 연극 <완벽한 비밀> 공연 장면 [사진제공=씨즈온]

가정의 평화나 선의의 거짓을 위해서 비밀을 가진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밀을 가지고 살아갈 그 초조함과 거짓을 가지고 있음으로 느낄 그 죄책감을 생각해보라. 또, 계속되는 거짓과 비밀에 이러한 감정조차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무뎌질 각자의 모습을 걱정해봐라. 비밀을 갖는 다는 건 순탄치 않은 일임에 분명하다. ‘절대’라고 단언할 수 있는 말이 몇 없듯 ‘완벽한 비밀’을 단언하는 것 또한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완벽한 비밀>의 주인공들의 비밀은 과연 얼마나 완벽할까. 그리고 얼마나 초조해하고 두려워하지만 담담해할까? 그들 비밀의 말로가 궁금하다면 대학로 까망소극장에서 <완벽한 비밀>을 찾는 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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