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자아의 끝없는 반복, 표갤러리 사우스 ‘뫼비우스’
우리 자아의 끝없는 반복, 표갤러리 사우스 ‘뫼비우스’
  • 홍현호 객원문화기자 (씨즈온)
  • 승인 2014.09.23 13: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전시 '뫼비우스' 공식 포스터

[독서신문 홍현호 객원문화기자] 뫼비우스 띠는 수학의 기하학과 물리학의 역학이 관련된 곡면으로, 경계가 하나밖에 없는 2차원 도형이다. 즉, 안과 밖의 구별이 없다. 안과 밖의 구별이 없으며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는 도형. 현대 사회에서 이 뫼비우스의 띠는 여러 가지 의미로 재해석된다. 끝없이 반복되는 현실의 반영으로 해석되기도 하고, 사회구조적인 모순에서 비롯된 끝없는 악순환의 반복으로도 표현되기도 한다. 청담동 표갤러리 사우스에서 전시되고 있는 윤상윤 작가의 '뫼비우스' 전시전. 이 전시전에서는 어떤 의미로 뫼비우스를 재해석 할까

전시는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과 함께 찾아보기 힘든 배경을 가진 작품들이 보인다. 작품에서는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이 함께 일하거나 수업을 받거나, 공연을 보는 듯한 일상의 모습이 있고 그들을 둘러싼 물이 항상 배치돼 있다. 그리고 작품의 가운데에는 동물이나 사람이 한 가운데에 우뚝 서 있다. 작가는 작품을 설명할 때, 이런 무리들을 자아, 물을 무의식, 가운데 우뚝 선 대상을 초자아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심층적인 의미를 매우 화려한 구성과 다양한 색감으로 표현하고 있다.

작품 속에 무리는 마냥 평온 할 수만은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협동해 일을 하거나 작품을 만들거나, 수업을 듣지만 현대 한국사회라는 특징에서 바라본다면 경쟁하고 있는 것이고, 살아남기 위한 움직임일수도 있다. 하지만 작품 속에서 모습들은 한없이 평온해 보인다. 작가의 말대로 그들이 의미하는 자아는 과연 평온할 것인가. 이 부분에서 개인의 해석과 경험이 반영된다. 내 나름의 경험에 비춰 작품이 보이는 것만큼 평온하다고 느껴지는 것인지, 아니면 저 속에 경쟁이 있다고 해석하는 부분은 관객이 느끼고 판단할 문제이다.

무의식을 의미하는 물도 어떤 의미를 부여 하냐에 따라 그림이 매번 달라 보인다. 인류의 기원이자 심층적인 의미를 가지는 양수라는 의미를 부여해보았을 때는, 그림이 한없이 평온해 보인다. 하지만 물을 공포와 심연의 무의식이라는 측면에 봤을 때는 그림이 한없이 불안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풍긴다. 과연 저 물들이 나의 무의식이라고 생각했을 때는 10명의 관객이 보면 10개의 해석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각자의 무의식은 각자의 것이다. 그걸 누구에게 얘기할 필요도, 이해를 요구할 필요도 없는 부분이다. 각자가 각자 그림을 보고 각자의 느낌을 가지고 돌아가는 것이다.

초자아를 표현하는 가운데 선 대상은 사슴, 벌 받는 학생, 모네의 ‘양산을 쓴 여인’ 등 다양하다. 이는 작가가 개인의 경험과 초자아를 반영해 그린 그림이지만, 이를 해석하는 사람들로 하여간 어떠한 것을 떠올릴 것이냐는 작가의 손을 떠난 부분이다. 각자의 초자아를 어떠한 식으로 표현하고 그를 해석할 것이냐는 작가의 문제가 아니다. 작가는 다만 계기를 만들고 그에 대한 질문을 던질뿐이다. 이에 답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작가는 결코 해석을 강요하지 않는다. 하나하나의 대상에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각자 해석의 여지를 주고 작품을 완성했다. 자아와 무의식, 초자아라는 부분은 누구나 가지고 있으면서도 각자 어떠한 사고와 경험을 했느냐에 따라 그 모습과 형태가 달라지는 의식의 심연에 있는 부분이다. 각각의 다른 해석을 위해 작가는 세세하게 하나하나 의미 부여를 피했다는 생각조차 든다. 관객의 무한한 해석과 자기투영을 돕는 그의 작품 세계에서 내 나름의 자아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뫼비우스’전은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표갤러리사우스’에서 내달 4일까지 열린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