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한지은 기자] ‘교육은 우리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한 일이고 늘 그 가르침은 현명해야 하며, 사람의 인생을 쥐락펴락할 수도 있는 것이기에 최선을 다해, 융통성 있게, 힘써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나 머릿속과 마음속 깊은 곳에 기본 전제로 깔아 놓았을 것이다. 더구나 태어날 때부터 가정에서 부모에게 받는 교육과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인성·삶의 교육이라는 명목하에 행해지는 가르침을 경험한 우리로서는 너무도 당연한 의미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참된 교육’, ‘바른 교육’의 제대로 된 개념이 과연 우리 사회에 제대로 적립돼 있는지는 의문이다. 어림잡아 그런 것들을 목표로 세워놓았다 한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은 굉장한 난국의 형태를 띠고 있다. 소통의 교육이 아닌,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틀에 박힌 교육은 아이들의 정서와 올바른 인성을 성공적으로 키우기에 문제가 많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새로운 사회와 새로운 교육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달아오른 지금, 비폭력 평화 운동가이자 교육사상가인 비노바 바베는 그동안 뒷전으로 내밀렸던 삶과 교육의 본질에 대한 물음을 다시금 불러일으킨다.
이 책은 인도에서 간디와 비노바 바베가 교육 개혁의 의지를 담아 일으킨 대안교육 운동인 ‘나이탈림(신교육)’의 교육사상을 근간으로 삶, 배움, 가르침에 관한 성찰을 모은 책이다. 비폭력과 평등, 사랑을 바탕으로 삶과 배움이 하나로 통합되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교육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생생히 담겨 있다.
비노바는 불평등과 폭력적인 질서 등 당시 인도가 처한 현실의 문제들을 타개하고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관행적인 ‘낡은 교육’의 문제점들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새로운 교육’은 어떠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노동과 삶을 통한 배움, 스스로 앎을 찾아가는 능력, 배움과 가르침의 하나 됨, 교사와 학생의 조화롭고 창조적인 관계, 평등과 비폭력의 구현 등 새로운 교육이 지향하는 바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많은 이들이 고민하고 바라고 있는 까닭에서다. 지금 우리의 교육 현실이 당시 인도의 ‘새로운 교육이 절실히 필요했던 상황’과 상당 부분 닮아 있는 이유에서 이기도 하다.
비노바는 교육이 추구해야 할 문제들을 ‘교육이란 무엇인가, 교육은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근본 물음에 대한 인식과 통찰에 바탕을 두고 이야기한다. 진정한 스승이자 현자로서의 면모를 갖춘 비노바가 들려주는 교육에 대한 생각은 우리 사회에서 교육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과 대안적인 교육을 모색하는 이들에게 앞날에 대한 영감과 지혜를 선사해줄 것이다.
■ 아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
비노바 바베 지음 | 김성오 옮김 | 착한책가게 펴냄 | 360쪽 | 16,000원